오늘 일동제약 임시주총, 녹십자 반대 가능성 높아
[쿠키 건강] 제약업계 역사상 유례없는 매출 10위권 기업간 M&A는 이뤄질까.
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첫 판가름할 수 있는 자리가 오늘 24일 일동제약 임시주주총회다.
일동제약은 오늘 오전 10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총을 연다. 최대 관심사는 녹십자가 반대표를 던지며 지주사 전환이 부결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로선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녹십자 반대 시 지주사 전환 부결 가능성 높아
녹십자는 지난 16일 일동제약 지분 14%를 추가로 장외매수해 지분율 29.36%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인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측(34.16%)과의 지분율 차이는 4.8%다.
따라서 2대주주인 녹십자가 지주사 전환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일동제약 정관 상 지주사 전환은 임시주총에 과반이상 주주가 참석해, 참석 주주의 2/3가 찬성해야 통과한다. 결국 30%에 가까운 지분을 가진 녹십자가 지주사 전환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녹십자의 의중도 반대에 서 있는 분위기다.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녹십자는 공식적으로 “우호적 협력관계를 위해 지분을 확대했다”고 밝혔지만 지분을 확대한 시점이 일동제약의 임시주총을 바로 앞에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M&A 의지를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에 찬성한다면 일동홀딩스는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일동제약-녹십자 지켜온 우호 관계 치명타 되나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행보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녹십자가 지분확대와 관련해 “상호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며, 지주회사 전환은 양사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일동제약은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은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혹시라도 녹십자가 동종업계의 기업분할을 반대한다면 그 명분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모든 임직원은 녹십자의 명분 없는 적대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확대는 이전부터 M&A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일동제약은 지난 2012년 녹십자가 환인제약으로부터 블록딜로 지분 7.07%를 인수했을 당시에도, 사전협의 없이 이뤄져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더구나 이번 녹십자의 지분 확대는 그 시점에 있어 충격파가 더 컸다. 녹십자가 지분 매수를 공시한 다음날인 17일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 회동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이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양사간 우호적 관계가 치명타를 입는 동시에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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