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6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92%나 줄었다. 3분기까지 359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4분기 들어 3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대림산업은 “4분기에 모두 5359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쇼와이바 발전소 및 사다라 석유화학 플랜트, 쿠웨이트의 LPG 가스 플랜트 3개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도 밝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실적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었다.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됐다고 해도 1조원대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3분기까지 32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대우건설은 국내외 사업장의 부실을 대거 반영해 연간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최근 해외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GS건설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만 7980억원에 달해 연간으로 대규모 영업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럼 유독 4분기에 ‘어닝 쇼크’가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해외 사업장 등에서 부실이 근본 원인이지만 금감원 감리 예고로 회계 운영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건설사의 장기공사 계약을 중점 회계감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들은 해외 현장의 손실 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올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해외 수주가 집중됐던 2009~2010년 물량이 대부분 올 상반기에 준공돼 빨라도 3분기부터 부실을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에서 수주한 물량 중 준공되지 않은 물량이 꽤 많은데 이르면 1분기 늦으면 2분기에 다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