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검찰이 통합진보당 이석기(52) 의원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 김진태(50)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재연(34) 의원이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진태 의원은 “20년도 적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주위에서 많이 들린다”며 이석기에 대한 검찰 구형 형량이 너무 약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진행자 신동호 아나운서의 질문이 이어졌다. “어제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가 이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이 대선 부정을 덮으려고 일으킨 조작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사건이 터진 날 이석기는 도망갔다. 현역 국회의원이 도망을 가놓고 조작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면서 “처음부터 ‘이석기가 조작됐다, 억울하다’며 감싸기 바빴던 통합진보당도 이석기와 공동운명체로 갈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심판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김재연 의원과의 전화 인터뷰가 연결됐다. 김 의원은 ‘이석기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을 비난했다.
김 의원은 “검찰은 내란음모를 했다는 이른바 RO(혁명) 조직의 실체도 규명하지 못했다. 북한과의 연계를 밝히지 못했다고 직접 실토했다”면서 “그럼에도 이렇게 (이석기에게) 중형을 구형한 것은 최소한의 법률적 양심마저도 내던진 권력에 굴종한 정치검찰의 바닥을 드러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석기의 ‘좌경맹동주의’ 용어 사용을 두고 진행자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좌경맹동주의’는 북한어가 아니냐”는 신 아나운서 지적에 강하게 반발하며 “그것은 사회자의 추측”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좌경맹동주의’는 국어사전에 ‘아무런 원칙이나 주견이 없이 극단적 또는 모험적인 행동을 일삼는 기회주의적 사상이나 태도’를 일컫는 북한어라고 등록돼있는 단어다. 지난해 5월 이석기 의원이 RO 모임과 관련해 “권역별 토론 결과 발표를 보면서 놀랐다. 총이며, 칼이며, 통신선 말을 하기에 저건 좌경맹동주의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진행자가 다시 “저는 상식적 기반에서 드리는 말씀”이라며 “좌경맹동주의라는 말이 우리 일반 국민들이 쓰는 단어냐”고 되묻자, 김 의원은 “저는 많이 들어왔다. 사회자께서 편견을 갖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워 긴장감을 높였다.
북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한 북한 인권문제 질문을 놓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장성택 문제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입장을 묻자 “오늘 논제와 전혀 관계없는 질문”이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진행자가 다시 “정치인에게 관련 질문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국민들은 통진당의 입장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자 “이 질문은 저희 당 활동에 대한 어떤 의심이 아닌가 한다”며 반박했다. 결국 이에 대한 입장은 보류한 채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검찰은 3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와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20년,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17일 내려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