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재벌 양형공식 부활? “면죄부가 더 합리적”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재벌 양형공식 부활? “면죄부가 더 합리적”

기사승인 2014-02-11 20:00:01

[쿠키 사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은 재벌 양형 공식인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가 1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게 나란히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재벌 양형 공식 부활’이란 목소리가 높다. 과거 수천억원대 기업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게 사법부가 같은 형을 선고했던 전력 때문이다.

법원은 2009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선고 139일만에 1인 단독 특별 사면을 받았다.

SK 최태원 회장은 2008년 5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은 같은해 6월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역시 ‘3년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도 모두 후일 사면됐다.

재판부가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추가하면서 내놓는 ‘경영공백’ ‘경제발전 기여공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관행적 문구는 한동안 사라지는 듯 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횡령·배임죄에 관해 정한 양형 기준을 적용해 권고형 범위를 철저히 준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김승연 회장과 구자원 회장이 1심과 달리 피해액을 회복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것이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 양형위가 기업범죄 양형 기준을 강화한 것은 2009년 7월의 일이다. 시행 5년을 채우지 못했다. 트위터리안 U*******은 “언제나 이런 식이지! 정권의 친구들”이라고 반응했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 P**********도 “차라리 중세시대 면죄부가 더 합리적”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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