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소치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준결승에서 안톤 가파로프(러시아)의 스키가 부러지자 캐나다팀의 코치인 저스틴 워즈워스가 도와준 사건을 보도하며 “올림픽에서 단지 메달과 시상대, 기록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12일(한국시간) 소개했다.
가파로프는 경기 중 크게 넘어져 눈 위에 잠시 누워 있다가 바로 일어났다. 장비를 추스른 그는 상위권에서는 이미 벗어났지만, 경기를 완주할 생각으로 망가진 스키를 신고 다시 눈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승선 근처의 언덕에서 왼쪽 스키가 결국 반으로 쪼개졌고, 가파로프는 경기를 완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때 한 남자가 스키 한 짝을 들고 가파로프에게 달려와 부러진 스키를 자신이 가져온 것으로 갈아 끼웠다. 그 남자는 바로 캐나다 대표팀 코치인 워즈워스였다.
그는 다른 코치들과 함께 서 있다가 가파로프가 곤란에 빠진 것을 보고 자신이 맡은 선수를 위해 남겨놨던 예비 스키를 가파로프에게 주기로 결심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워즈워스는 이후에 “가파로프가 마치 덫에 갇힌 것처럼 보여 그냥 둘 수가 없었다”며 “그가 결승선을 통과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록 다른 선수들보다 2분 이상 뒤처져 12위에 머물렀지만, 가파로프가 경기를 완주하자 관중은 마치 그가 우승한 듯 환호성을 보내 그를 응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