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모태범 보다 이규혁 더 많이 봤다

[소치올림픽] 모태범 보다 이규혁 더 많이 봤다

기사승인 2014-02-13 09:23:00

[쿠키 스포츠] 시청자들의 선택은 모태범(25) 보다 이규혁(35)이었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MBC와 SBS에서 중계 방송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경기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은 이규혁의 경기였다.

오후 11시17분부터 20분까지 방송된 이규혁의 경기는 각각 전국 기준 22.8%, 19.5%를 기록했다. 금메달 도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모태범의 경기는 각각 21.5%, 17.6%를 나타냈다.

이규혁은 소치에서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를 마치고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규혁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 레이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존중과 응원을 받고 있으니 이 종목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 홀가분하면서도 여러 감정이 든다”며 “6번의 올림픽 중 이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규혁은 이날 1분10초049로 마지막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첫 200m를 16초25에 끊은 그는 600m 지점까지도 41초76을 기록하며 그때까지 레이스에 나선 선수 중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체력의 한계로 자세가 무너지면서 결국 최종 순위 21위를 기록했다.

이규혁의 첫 올림픽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였다. 16살 소년이었던 그는 500m 경기에서 38초13로 39명의 출전 선수 중 36위를 기록했다. 1000m에도 출전해 1분15초92를 기록하며 40명 중 32위에 올랐다.

이후 20년 동안 그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며 메달을 휩쓸었다.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 2007, 2008, 2010, 2011년 4차례나 우승했고 2011년에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500m정상에 올랐다. 97년에는 1000m(1분10초42), 2001년에는 1500m(1분45초20)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월드컵 대회에서 수확한 금메달만 통산 14개나 된다.

릴레함메르 올림픽 이후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이어 2014 소치 대회가 무려 6번째 출전이지만 그는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업적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더 인정했다.

이번 대회 남자 500m 정상에 오른 미헐 뮐더르(네덜란드)는 올림픽 공식 프로필에 자신의 영웅으로 이규혁의 이름을 썼다. 이상화(25·서울시청), 이승훈(26), 모태범(25·이상 대한항공)이 2010년 밴쿠버에서 돌풍을 일으키게 된 배경에도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이규혁이 있었다.

마지막 레이스를 끝낸 그는 “너무 오랜 시간 도전을 이어오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선수로서 활동하기 위한 핑계였던 것 같다”며 “메달이 없다는 말을 하며 계속 출전했지만, 사실은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 올림픽에 나왔다. 선수로서 행복했다”며 감동의 소감을 내놨다.

그는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여기까지 도전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또다시 부족한 채로 끝났지만, 올림픽 덕분에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도 한참 동안 링크를 떠나지 못한 그는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미나 조현우 기자, 사진=소치 서영희 기자 mina@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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