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찌라시? 내용 희석해서 받아들이세요”

김강우 “찌라시? 내용 희석해서 받아들이세요”

기사승인 2014-02-17 16:19:00

[쿠키 연예] “어차피 ‘찌라시’는 사라질 수 없을 거 같아요. 찌라시를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도 계속 존재할 것 같고요.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 태도에 달려 있겠죠. 대중이 찌라시에 담긴 내용을 희석해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17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강우(36)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증권가 사설 정보지, 이른바 찌라시(ちらし·일본어로 전단지라는 뜻)를 소재로 삼은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20일 개봉)에서 주인공 우곤 역을 열연했다.

영화 포스터에 적힌 카피 문구를 인용하면 찌라시는 ‘은밀하게 속삭이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고급 정보’. 하지만 영화는 찌라시에 담기는 정보가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그려낸다.

김강우가 연기한 우곤의 직업은 연예인 매니저다. 우곤은 한 연예인 지망생을 스타로 키워낸다. 하지만 이 배우는 찌라시가 만들어낸 악성 루머에 고통스러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영화는 우곤이 찌라시 제조업자들을 상대로 처절한 복수에 나서는 내용을 그려낸다.

“우곤이 품은 복수심이 처음엔 이해가 안 갔어요. 그런데 주변 매니저들한테 물어보니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이 많더라고요. 매니저는 특정 연예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인생을 거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니 우곤의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인생이 망가졌으니까요.”

영화는 찌라시 제작·유통 과정을 리얼하게 그리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각계 정보 관련 계통에서 일하는 인물들, ‘정보맨’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이 내용이 찌라시로 탄생하는 과정이 흥미를 자아낸다. 감독이 찌라시 제조업자나 경찰 등을 만나 직접 취재한 내용이라고 한다.

“‘정보맨’들이 회의를 여는 장소가 술집이나 당구장, 목욕탕 같은 곳이잖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좀 더 ‘영화적인’ 상황을 보여주려면 은밀하고 특이한 장소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니 만족스러웠어요. 오히려 평범한 장소에서 찌라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는 게 관객에겐 흥미로울 거 같더라고요.”

김강우는 스물네 살이던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좋은 40대’를 맞이하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제가 가진 장점을 특화해야할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할지 고민이 많아요. 남은 30대는 정말 복잡하고, 많은 고민을 하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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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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