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 2일 서울시장 공식 출마선언… "청와대 눈치 보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돼""

"정몽준 의원, 2일 서울시장 공식 출마선언… "청와대 눈치 보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돼""

기사승인 2014-02-26 22:59:00
[쿠키 정치]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다음달 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던 정 의원이 날짜를 못 박음에 따라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 간 ‘3파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일요일에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서는 “제가 서울 시민들에게 좋은 봉사를 할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결심을 굳힌 배경을 설명했다. 장소는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으로 정해졌다.

7선인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는 20년 넘게 국회의원으로만 일해 온 그의 경력을 감안하면 큰 도전이다. 차기 대선과도 맞물려 있어 서울시장 이상의 무게감을 갖는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과 함께 향후 서울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대략적인 청사진도 발표할 것”이라며 “‘고른 서울, 평평한 서울’이라는 콘셉트 안에서 구체적인 슬로건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완주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연석회의에서 여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등 목소리를 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국정 평가에서 ‘국민통합’ 부분이 비교적 부정적으로 나온 점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거나 눈앞의 이익을 놓고 ‘집안싸움’만 하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의 출마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3파전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정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김 전 총리는 다음달 10일 이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남북관계 등 동북아 정세에 관한 특강을 한 후 적절한 시점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최고위원은 젊음과 여성, 경제 전문성, 정책통임을 내세워 ‘서울시장 유리천정 깨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시내 곳곳을 발로 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고민하면서 만든 정책을 말씀드릴 수 있는 장이 빨리 펼쳐졌으면 좋겠다”며 경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경선을 통과하면 본선에서 맞붙을 박원순 시장과 신경전도 이어갔다. 박 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이 “말로만 서민 정치인은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이런 말씀은 시민들에게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곧바로 “과민 반응”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박 시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도움을 주는 정치인이 있는데, 가능하면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돕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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