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비법’ 국민일보에서 분석했습니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비법’ 국민일보에서 분석했습니다

기사승인 2014-02-28 07:11:00

[쿠키 정치]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후보들은 출마선언 시점과 장소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 1000만 시민을 대상으로 자신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첫 인사’였던 만큼 출마선언 자체가 중요한 선거 전략이었다.

과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출마선언 시점 및 장소가 실제로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사실이 확인된다. 당선된 후보는 경쟁자보다 먼저 출마를 선언한 경우가 많았다. 출마선언 장소로는 당사가 애용됐다. 특히 출마선언이 이벤트가 아니라 기자회견 형식이었던 1990년대에는 주로 당사가 무대로 쓰였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는 출마의 상징성을 부여해 외부 장소를 택한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백범’이 출마선언의 코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명박 32대 서울시장은 민주당 김민석 후보보다 한 달 빠른 2002년 1월 29일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34대 서울시장도 경쟁자였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보다 빨리 출마선언을 하고 당선됐다. 35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2011년 9월 21일 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이틀 뒤에 선언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치권 인사들은 출마선언을 빨리 할수록 세 결집에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유권자의 시선을 뺏어올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늦게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반론도 있다. 먼저 선언한 경쟁자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참신한 면모를 내세웠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오 전 시장보다 먼저 출마를 선언했지만 패배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참신함이 강점이었고, 강 전 장관이 ‘되치기’를 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색적인 출마선언 장소는 후보자 개인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활용됐다. 이 전 시장은 당사를 벗어나 서울의 랜드마크인 63빌딩을 선택했다. 정치적 색깔은 최소화됐고, 기업인 출신 이미지가 강조됐다는 점에서도 참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3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강 전 장관이 정동극장을 출마선언 장소로 낙점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당 색채보다 강 전 장관의 개인적 캐릭터가 유권자에게 먹힌다는 판단이 적용됐다. 문화에 조예가 깊었던 강 전 장관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효과도 노렸다.

재임 중인 박 시장은 백범기념관에서 출마를 선언했고 당선됐다. 백범기념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모금운동으로 개관돼 ‘진보의 성지’로도 불린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도 이곳에서 열렸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도 지난 11일 백범기념관에서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기세를 선점하기 위해 백범기념관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남산공원 내 백범광장을 출마선언 장소로 정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남산이 서울을 상징하고, 출마선언 날짜가 3·1절 다음날이라는 점에서 백범광장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또 “정 의원이 존경하는 인물이 선친인 정주영 회장과 함께 백범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실내인 백범기념관보다 광장이 소통의 이미지에 더 부합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광장으로 봄나들이를 나온 일반 시민들이 정 의원의 출마선언식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우 유성열 기자 love@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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