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추억? 알고 보니 ‘요즘 대세’

잊혀진 추억? 알고 보니 ‘요즘 대세’

기사승인 2014-02-28 10:23:00

[쿠키 생활]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들 사이에서 유유히 자기 영역을 지키거나 다시금 부활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4’ 바람을 타고 90년대 먹거리, 패션, 음악 등 복고문화를 다시금 향유하게 되면서 너도나도 추억의 제품들을 다시 선보였지만 제 아무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이라 해도 시간의 흐름 속에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옛 물건으로 남는 법. 주방용품부터 전자제품까지 제 각각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 매력으로 잊혀진 줄 알았지만 요즘 대세가 된 제품을 살펴보자.

◇압력솥

워킹맘 정가람(35)씨는 직장인과 주부로서의 삶을 병행하느라 힘은 들지만 가족들의 아침 밥상만큼은 직접 준비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무엇보다 가족 건강의 첫걸음은 건강한 밥상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바쁜 아침이라 버겁기도 했지만 최근 주방 수납장에 넣어두었던 압력솥을 꺼내 쓰면서 아침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다. 사실 전기밥솥을 구매한 후 압력솥은 잘 안 쓰게 됐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다시 사용하고 보니 취사시간이 3분의 1이하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압력솥 특유의 쫀득쫀득한 찰진 밥맛을 구현할 수 있어 요즘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압력솥 예찬을 설파하는 중이다.

밥뿐만 아니라 찜, 탕, 면 요리까지 압력솥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들이 소개되고 있어 가족들의 건강한 밥상이 더욱 푸짐해졌다. 정가람씨는 “어렸을 적 칙칙 압력솥 소리와 구수한 밥 냄새로 아침을 깨웠던 추억까지 덤으로 얻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PN풍년 관계자는 “압력솥을 잊혀진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고 맛과 향을 그대로 보존하는 등 압력솥만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매해 수요량이 늘고 있다”며 “2009년 370억이던 압력솥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470억에 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PN풍년 대표 스테디셀러 압력솥인 블랙펄의 경우 지난 4년동안 총 41만대가 판매 됐고 2013년 디자인과 안전 기능을 새롭게 리뉴얼한 ‘블랙펄네오’를 출시했다. 이처럼 기존의 단조로운 색상과 동일한 디자인에서 탈피하고 기능성, 안전성 등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신제품들을 출시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LP

LP판의 화려한 부활. 한동안 잊혀졌던 LP가 음악을 소장하고 간직하려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시금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매료 시키고 있다. 최근 26년 만에 LP로 재탄생한 유재하의 1집부터 지난해에는 가왕 조용필이 19집 앨범 ‘Hello’를 발매하며 한정판 LP버전을 제작·판매했다.

LP는 젊은 가수들에게도 주목 받고 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장기하뿐만 아니라 2AM 등 아이돌 가수도 LP음반을 내놓았고 특히 지드래곤의 LP음반은 하루 만에 8000장이 완판 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오디오 브랜드에서도 다시 LP 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21세기형 턴테이블(Turn Table)이라고 불리우는 인켈의 ‘PM-9907U’는 기존 LP 플레이어들이 손으로 톤암(Tone Arm)을 움직여야 하는 수동방식이었던데 반해 자동 재생이 가능하며 MP3 파일 변환 및 USB 레코딩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업체에서도 최근 스테레오 스피커와 FM라디오 튜너가 탑재된 복고풍 디자인의 LP턴테이블을 출시했다. 스카이디지탈의 ‘aria pan FM 턴테이블’은 복고풍의 아날로그 다이얼과 체리 원목의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신혼 분위기 살리는 감성 가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필름카메라

눈을 감고 찍힌 사진이어도 그 한 장이 소중했던 때가 있었다. 아쉬워도 인화한 사진을 앨범에 잘 넣어 그날의 추억을 되새기던 그 때. 앨범에 넣어둔 사진은 언제 봐도 기억에 살아 숨쉰다. 카메라도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일상이 너무나 바쁜 현대인을 위해 점점 진화했다.

화질과 성능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장소에서 100장을 찍어도 필름 걱정 없는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성까지 겸비한 스마트폰 카메라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필름카메라 대비 수 백배의 사진을 찍을 순 있지만 그만큼의 추억이 남는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진 속에 잘 나온 사진을 고르기 힘들어 컴퓨터 폴더에 넣어두고 방치하기 일수다.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돼 나올 때까지 궁금증과 함께 설렘을 간직했던 필름카메라의 매력을 다시 그리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한 오픈마켓에서는 아날로그 상품전까지 열었고 필름카메라는 25%, 필름은 40% 가량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필름카메라 동호회 카페를 찾아보면 제품 추천 및 구매, 사용방법 등 자세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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