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았지만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로라 매그누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까지도 여전히 외교적 해결이 가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만약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에 대한 지배를 포기하기 않으면 러시아에 ‘결과’를 물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크림공화국 바로 위 우크라이나 영토에 침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박감이 더해졌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합병 의견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 결과가 나오거나 이후 러시아의 합병 움직임이 본격화되더라도 군사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교적 해법 촉구와 ‘경고’만 거듭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러시아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미국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이르면 크림공화국의 투표 결과가 나오는 17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강력한 대(對)러시아 제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와 기업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금지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도 이와 유사한 제재 조치를 검토 중이다. 유럽은 이와 관련, 14일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러시아인 1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한편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편입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효력을 부인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이날 러시아의 반대로 결국 부결됐다. 15개 이사국 가운데 13개국이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반대표를 던졌고 중국은 기권했다.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라도 거부권(비토)을 행사하면 결의안은 채택되지 않는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