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어 전 대사는 특히 비무장지대(DMZ)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독일은 통일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동독과 서독을 갈라놓았던 분단선에 평화공원을 만드는 구상을 했다”며 “통일 이전 평화염원을 담은 그 같은 구상을 한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적 잠재성은 상당히 높다”며 “한국인이 통일비용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한독일대사로 재직할 때 한반도 통일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토로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주한 독일대사로 근무한 그는 부임 초 자신의 재임기간에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동료들과 내기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 통일처럼 한반도에서도 통일이 예기치 않게 빠르게 올 수 있다”며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일통일과정에 대해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아버지가 목회자였고 동독 교회는 동독 젊은이들에게 자유의 소중함을 맛보고
자유를 위한 행동을 하도록 격려한 해방구였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통일과정에서도 교회가 해야 할 몫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2009년 불가리아 대사직을 마지막으로 43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친 가이어 전 대사는 2012년부터 독·한협회장을 맡아 한국과 독일의 우호증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독일방문은 호평을 받았다. 헬가 마르가레타 바스 총리실 중동아시아국장은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은 한국의 인지도를 상당히 높였다”며 “특히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이 동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독 경제교류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토마스 바거 외교부 정책실장은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와의 대화는 대단히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알찬 결실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력일간지 디 자이트는 26일자에 5쪽에 걸쳐 한국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
베를린=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