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기술의 요람 에어버스 본사 가보니…

유럽 항공기술의 요람 에어버스 본사 가보니…

기사승인 2014-03-30 15:11:00
[쿠키 경제] 27일(현지시간) 방문한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본사는 유럽 4개국에서 만들어진 항공기 각 파트가 조립돼 완전한 한 대의 항공기로 재탄생하는 중심부다. 동체는 프랑스와 독일, 주날개는 영국, 수평 꼬리날개는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후 툴루즈로 옮겨진다. 에어버스 본사 옆에 위치한 툴루즈 공항에서는 항공기 각 파트를 실어 나르는 거대 수송기 ‘벨루가(Beluga)’가 수시로 뜨고 내린다.

이날도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50-900에 대한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항공기마다 두 개 팀으로 나눠 항공기 내·외부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동체 및 날개 접합 작업을 비롯해 랜딩기어를 설치해 항공기 외관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날개폭만 64.8m에 이르고, 길이도 66m가 넘는 중대형기에 대한 조립 작업이 진행 중임에도 옆 사람의 대화가 무리 없이 들릴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었다. 조금이라도 항공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리벳(Rivet)을 박아 사용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레이저빔 등을 활용해 접합하고 있었다.

에어버스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A350은 아직 상업비행 전으로 현재 6대가 비행테스트 중이다. 툴루즈 본사에서 조립 중인 두 대가 오는 12월 최초 고객사인 카타르항공에 인도돼 첫 비행을 시작한다. 국적사인 아시아나항공이 30대를 주문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 40개 항공사에서 모두 824대를 주문했다. 특히 A350은 아시아 지역의 특성에 맞는 항공기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항공, 타이항공, 베트남항공, 싱가포르항공을 비롯해 전체 주문의 30%가 아시아 지역 항공사에 의해 이뤄졌다.

차세대 항공기로 A350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높은 연료 효율과 중장거리 항공 수요의 증가로 인한 영향이 크다. 탄소복합소재가 53% 사용된 A350은 다른 항공기에 비해 가볍고, 부식과 균열에 강하다. 이에 따라 경쟁 기종인 보잉사의 B777보다 연료를 25% 정도 더 적게 소모한다. 마이크 바소 에어버스 A350 마케팅 담당 이사는 “탄소복합소재를 사용하고, 최신 공기역학기술과 롤스로이스의 신형 엔진을 통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는 기존 인기 모델인 A320시리즈를 비롯해 차세대 항공기인 A380, A350을 통해 보잉에 대항할 예정이다. 중형기부터 대형기까지 공급 라인을 다변화해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복안이다. 보잉에 밀렸던 에어버스는 지난해 말 수주잔량에서도 5559대로 5080대의 보잉을 이미 넘어섰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인 B787이 잦은 결함 등으로 악재를 만난 것을 틈타 고도를 높여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 2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70대의 항공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보잉사의 독점 시장이었던 일본에서도 에어버스와의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10월 일본항공과 처음으로 수주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7일에는 전일본공수(ANA)와 30대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

클로드 드보켄느 A380 마케팅 담당이사는 “40년 전에는 에어버스의 점유율이 0%에서 출발해 현재는 50% 정도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툴루즈=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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