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가 썩은 고기 먹고도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게놈

독수리가 썩은 고기 먹고도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게놈

기사승인 2014-03-31 23:50:01
[쿠키 사회] 국내 연구진이 독수리의 유전체(게놈) 정보를 세계 최초로 분석했다. 독수리가 썩은 고기를 먹어도 건강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단서를 찾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립중앙과학관·테라젠바이오연구소·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문화재청 공동 연구팀이 독수리 두 마리의 혈액 샘플에서 DNA와 RNA 서열을 생산한 뒤 첨단 DNA 해독기와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을 활용해 게놈 정보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게놈 서열 분석을 통해 약 20만개의 독수리 유전자를 규명한 결과 면역과 위산 분비에 관련된 유전자가 특이하게 변화됐음을 확인했다. 이것이 독수리가 썩은 고기를 먹어도 병에 걸리거나 감염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단서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독수리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준위협종(IUCN)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43-1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된 희귀종이다. 가축 등 동물 사체가 주된 먹이여서 사체에서 발생하는 탄저균 등 각종 병균이 사람과 동물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번식지인 몽골지역의 축산업 변화로 가축 사체가 줄어드는 데다 각종 독극물과 수의약품에 노출돼 개체수가 줄고 있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독수리 개체군이 점차 늘고 있어 독수리 보호에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과장은 “멸종위기 조류의 종 보존을 위한 게놈 연구 분야에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한국 자연사 참조표본 유전체 컨소시엄’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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