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버스기사, 아찔한 운행… 승객 기지로 멈춰

‘뇌출혈’ 버스기사, 아찔한 운행… 승객 기지로 멈춰

기사승인 2014-04-03 23:10:08
[쿠키 사회] 공항 리무진 버스 운전기사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해 3㎞가량 아찔한 운행을 하다가 승객의 기지로 멈춰 섰다.

3일 오후 4시25분쯤 부산 해운대와 김해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가 동서고가도로 나들목을 지나 김해공항 입구와 연결되는 공항로에 접어들었다. 리무진 버스에 탑승한 승객 3명은 김해공항 하차 준비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버스는 김해공항 진입로를 지나쳐 계속 직진했다.

“왜 공항으로 가지 않느냐?”고 승객들이 소리쳤지만 운전기사 임모(49)씨는 아무 말 없이 운전을 계속했다. 수분에 걸쳐 리무진 버스는 운행코스를 벗어나 달리다가 승객의 항의로 다시 공항 방향으로 유턴을 했지만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참다못한 정모씨 등 남자 승객 2명이 운전석으로 다가와 보니 운전기사 임씨는 눈 초점이 풀린 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핸들도 겨우 잡고 있는 상태였다.

승객은 버스를 강제로 세우려고 하다가 때마침 버스가 횡단보도에 정차한 사이 차량키를 뽑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자초지종을 물어보려 했지만 운전기사는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임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시티(CT) 촬영을 받은 결과 뇌출혈로 판명됐다.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정신이 혼미한 기사가 운전하는 리무진 버스가 운행코스를 벗어나 멈추기까지 대략 3㎞의 거리를 아찔하게 운행한 것이었다.

경찰은 응급조치를 받은 임씨를 가족에게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뇌출혈을 일으킨 상황에서 사고가 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기지를 발휘해 사고를 막고 경찰에 신고한 승객 2명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오정훈 기자
bhyoon@kmib.co.kr
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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