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법연수원 불륜’ 마녀사냥 38명 무더기 형사고소… “허위 사실 유포에 사진·집주소 공개”

[단독] ‘사법연수원 불륜’ 마녀사냥 38명 무더기 형사고소… “허위 사실 유포에 사진·집주소 공개”

기사승인 2014-04-08 15:29:00

[쿠키 사회] 지난해 9월 불거지며 우리 사회를 달궜던 ‘사법연수원 불륜’ 사건이 대규모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A씨(29·여)와 A씨의 부친(56)이 인터넷에서 자신들을 겨냥해 ‘악플’을 단 네티즌 수십명을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와 A씨 부친은 지난달 모욕 혐의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네티즌 38명을 무더기 고소했다.

사법연수원 불륜 사건은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인 A씨와 B씨(32)가 연인사이로 발전하자 B씨의 아내 C씨(당시 30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내용이다. C씨 유족은 A씨가 B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C씨에게 보여주며 괴롭혔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A씨는 그러나 사법연수원 조사 과정에서 B씨가 유부남인 사실조차 몰랐으며 C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 측은 피고소인들이 인터넷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등에서 A씨와 A씨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의 글을 작성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심지어 A씨 일가의 신상정보까지 낱낱이 공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네티즌 ‘pr*****’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고인(C씨)의 장례식 후 파렴치한 두 범법자의 행적’이라는 글을 작성하는 등 허위 사실을 올렸다. 또 네티즌 ‘wo*****’는 ‘사법연수원 불륜사건 주동자들’이라는 제목으로 A씨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블로그에 게재했다.

A씨가 C씨 유품을 빼돌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팔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네티즌도 고소대상이 됐다. 네티즌 ‘aa*****’ 등은 “(C씨의) 발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륜녀(A씨)는 중고나라에 엄청난 양의 명품시계 옷 등을 팔았고, 문제가 되자 글을 삭제하고 중고나라를 탈퇴했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우주*****’라는 네티즌은 A씨에 대한 신속한 징계를 요구하면서 “A씨가 사법연수원장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네요. A씨가 사법연수원장에게도 와이프한테 알린다고 협박하며 이 사건 무마하려했다는 글을 봤어요”라는 허위 글을 퍼 날랐다.

A씨 가족이 거주하는 집 주소까지 공개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눈*****’이라는 네티즌은 주부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A씨의 집 주소를 상세히 올리고 “인간이 잔인하고 이기적인 것이 학교에서 인성교육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A씨 부친은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상의 마녀사냥과 허위 사실 유포로 딸이 혈연과 지연 학연을 모두 끊어야 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우리 가족도 모두 이사를 해야 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사건이 처음 알려질 당시에 우리측 입장은 철저히 무시됐고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면서 일이 악화된 것 같다. 딸을 파렴치한 살인마로 몰고 간 네티즌들에게 형사처벌이 끝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사소송도 적극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소장을 접수받은 검찰은 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고, 경찰은 최근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경찰은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인적사항이 확인 되는대로 피고소인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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