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로 탐지 안 돼”

항우연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로 탐지 안 돼”

기사승인 2014-04-10 23:01:00
[쿠키 사회] 북한의 소형 무인기는 탐지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소형 무인기나 모형항공기는 크기가 작아 새와 혼동되기 쉽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소형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 대응은 ‘동향파악’이 최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항공기 분야 최고 민간전문가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소 김재무(59) 박사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내외 무인항공기 동향과 이슈’ 기자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현재로써는 소형 무인기나 모형항공기를 탐지해 낼만한 기술적 대책이 없다”며 “해외에서 모형항공기를 개조한 테러용 무인기 사용이 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등을 통하면 소형 무인기에 쓰이는 자동조종장치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대신 이 장치를 만드는 업체가 얼마 되지 않아 동향 파악이 가능하다. 김 박사는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가 문제되고 있는 미국 인도 등에서도 자동조종장치 유통 정보 등을 통해 동향파악을 하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무인기를 이용해 다른 무인기를 포착해 내는 방법을 찾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는 전파영역 1~2㎞ 안에서 위성항법장치(GPS)로 목표지역의 위치를 설정하고, 무인기를 띄운 이후 무인기와 지상 간 통신이 없었을 것으로 김 박사는 보고 있다. 저가의 소형 무인기는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 통신장비를 설치하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무인기를 보낼 때 영상 촬영 등 임무를 맡긴 뒤 되돌아오도록 설정한다.

북한의 무인기가 되돌아가지 않은 것에 대해 김 박사는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발견된 무인기는 불시착했거나 불시착 자체가 목표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김 박사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 수준에 대해 “6년 전 우리나라 대학 연구팀과 비슷한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 충남대 연구팀이 만든 소형 무인기가 경북 울진에서 독도까지 왕복 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중량 11㎏, 엔진과 연료 8ℓ, 카메라 등이 장착됐던 충남대 무인기는 울진에서 독도까지 약 450㎞를 왕복하는데 4시간40분이 걸렸다.

북한의 무인기 기술에 대해서는 ‘등급 외’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스라엘·영국·일본 등과 함께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반’이 선정한 최고 등급인 ‘티어(tier) 1’으로 분류된다. 중국은 ‘티어 2’에 속하고, 러시아는 무인기 기술 개발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러의 무인기 기술 수준에 비춰 북한 또한 두 나라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박사는 “발견된 무인기가 찍은 영상이 위성영상보다 떨어지는 수준인데 그것 만으로는 무기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의 무인기 발견으로 심리적·사회적 충격이 큰 게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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