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성·대중성 끌어안고 세계화 시도
단종제향·국장재현 등 역사적 가치 높은 행사 이어져
[쿠키 생활] 제48회 영월 단종문화제가 오는 25일 그 웅장한 막을 올린다.
단종문화제는 단종이 왕으로 복위된 1698년부터 해마다 영월 군민들이 그의 넋을 달래기 위한 제향(祭享)을 지내오던 것을 1967년 4월 단종제향일에 맞춰 문화제로 승화하면서 탄생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진행되면서 전통성과 대중성을 끌어안은 단종문화제는 이미 영월군만의 축제가 아니다.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인 문화행사로 성장한 것은 물론, ‘국장 재현’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화를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문화습득과 체험의 장을 펼치고 있는 단종문화제 속 전통문화 콘텐츠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단종, 몸짓으로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제48회 단종문화제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장릉, 동강 둔치 등 영월군 일원 곳곳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쏟아낸다.
행사 전날인 24일에는 ‘환경사랑스마트 사진제’시상식과 축하공연이 열린다. 더불어 영월 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공연도 병행된다.
문화제 첫날인 25일에는 장릉에서 전국 일반 및 학생백일장과 도전퀴즈탐험이 진행된다. 동강 둔치에서는 민속예술경연대회와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개최되고 저녁에 개막식과 함께 불꽃놀이, 유등띄우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26일 토요일에는 관내 학생 400명이 참가하는 가장행렬을 시작으로 10시부터 단종제향과 충신제향이 거행되며 헌다례, 제례악, 육일무, 소품발표를 선보인다. 올해로 328회를 맞는 단종제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유서 깊은 유교 제례의식으로 보존·전승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오후에는 국장을 치르기 전 단종의 영면을 바라는 의식인 견전의(遣奠儀)가 관풍헌에서 동강 둔치 메인무대로 옮겨 진행된다. 저녁에는 시내 구간 야간칡줄행렬이 연출되고 밤 10시까지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축하공연, 칡줄다리기, 칡줄돌며소원빌기 행사가 이어지며 흥겨운 분위기를 돋운다.
조선 숙종 때부터 시작된 칡줄다리기의 경우 길이 70m, 무게 6톤에 달하는 칡줄을 200여 명의 장정들이 동·서 양편으로 맞잡고 편장들의 지휘에 따라 줄을 당기며 승부를 가른다. 칡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영월에서 태백산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단종 당집에 고사를 지낸 후 동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눠 힘을 겨뤘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단종문화제의 가장 큰 볼거리라 할 수 있는 단종 국장이 열린다. 특히 올해는 단종 국장 세계화 원년의 해로 철저한 고증에 의거한 16종 198식의 장비를 원형대로 재현한다. 조선의 임금 중 유일하게 장례를 치루지 못한 단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영월군민들이 국장(國葬), 즉 임금의 장례를 치른 이후 매년 단종문화제 기간을 통해 재현된 국장행렬은 영월 단종문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주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조선시대 국장 재현은 1,000명의 참가자들이 전통 왕실 장례복장을 착용하고 왕의 상여를 중심으로 행렬을 이뤄 덕포사거리부터 단종의 능인 장릉까지 약 2.5km의 거리를 이동하게 된다. 국장 재현에 이어 오후 2시부터는 군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화합행사가 이뤄진다. 이번 화합행사는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펼쳐지며 피날레 공연으로 김수희 특별공연이 마련됐다.
제48회 단종문화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오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들도 어우러진다. 지역 특산 농산물과 손두부, 감자전, 메밀전병 등 다양한 토속 먹거리를 맛보는 별도 부스를 설치해 풍성함을 더한다.
또한 부대행사로 중국사진작가 100인 교류전이 22일부터 28일까지 동강사진박물관에서 특별전시로 운영되며,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에서는 12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오후 3시 1963년 개봉한 ‘단종애사’를 상영한다.
행사일정, 개최장소 등 제48회 단종문화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문화제 홈페이지(danjong.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일 기자 ivemic@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