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으로 보는 의료, 왜곡·파괴될 것”

“산업으로 보는 의료, 왜곡·파괴될 것”

기사승인 2014-04-14 08:03:00
전공의 정책토론회서, 윤용선 의원협회장 우려 표명

[쿠키 건강] “그간 복지적 차원에서 의료제도를 꾸리다보니 국민은 국민대로 가계부담이 커지고, 의사들은 불만이 많은 제도가 됐다. 이제 정부는 산업의 관점에서 의료제도를 만들고 있는데, 의료 왜곡은 물론 의료 파괴가 발생할 것이다.”

지난 13일 열려니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토론회에서 윤용선 대한의원협회 회장은 이같이 언급하고고, 현재 의료제도에 대한 거시적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우선 윤 회장은 현재 공공의료비, 공공병상 모두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건강보험재정에서의 국가 지원이 20%에 불과한 점을 지적했다.

윤 회장은 “위정자들이 보건의료를 복지차원에서 해석하다보니 공공의료라는 개념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전국민 의료보험 및 저수가 정책’을 시행했다”며 “민간의료기관에서 이를 모두 책임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즉 돈도 없고 병상도 없는데 정치인들이 전국민 혜택에만 초점을 맞춰 민간의료기관에 그 일을 떠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료기관들의 ‘비급여 행위량 증가’, ‘3분 진료’,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의 외래환자 1만명 돌파’ 등 의료왜곡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윤용선 회장은 “의료는 정상이 아니다. 복지차원에서 마련한 의료제도들은 전공의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게 하고, 병원은 PA 등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은 국민대로 가계부담이 극심해진다”며 “정부의 생색내기로 인해 의료가 완전히 왜곡됐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저수가 정책은 같은 건강보험 하에 있는 ‘약국’, ‘제약회사’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도 비판했다.

2011년 요양급여비용 분석에 따르면, 재정 100% 중 의사들이 가져가는 돈은 53%고 약품비 30%, 조제료 6.2%, 치과 및 한방 7%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의과진료료는 원가보존율이 73.9%로 가장 낮았으며, 조제료는 원가보존율이 126%다. 또한 복제약가율은 86%로 상당히 높고, 제약회사의 직원 연봉, 건보공단의 연봉 등이 5000만원 내외로 의료계 종사자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해당 비용에 의사(8만2400여명) 뿐 아니라 간호사(11만6600여명), 간호조무사(11만2000여명), 의료기사(8만7000여명), 기타 행정직의 비용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 반대로 약국은 약국약사(2만9300여명), 일반종사자(4300명) 등 비교적 작은 규모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이제는 정부가 ‘산업’의 눈초리로 의료를 때리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윤 회장은 “원격의료와 의료기관 자법인 허용은 정부가 산업의 관점으로 의료를 보기 시작했음을 방증한다”며 “원격의료는 오로지 시진으로만 환자를 보겠다는 것으로, 의료의 본질이 완전히 훼손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원격의료를 의원급으로만 국한시키더라도 의원 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결국 동네의원 몰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윤 회장은 예상했다.

또한 그는 “의료기관의 영리자법인 허용은 병원에 자본을 투입한 투자자에게 배당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어떻게든 이익이 나게 할 것이므로, 수익이 나지 않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소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료 행태는 변화할 수밖에 없고, 자본에 의해 의료변질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복지적 관점에서의 의료제도 설립으로 의료제도를 왜곡시키다가 이제는 산업의 관점으로 의료 자체를 파괴시키려고 한다”며 “이제 복지와 산업의 중간에서 의료는 의료가 아닌 기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의 의료제도 관점부터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ㅏ / 메디칼업저버 서민지 기자 minjiseo@monews.co.kr
송병기 기자
minjiseo@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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