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사건 때 구조 및 선체 인양 작업을 총괄했던 윤재갑 전 해군 정보작전부장(제독)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가 천안함보다 규모가 큰데다 전남 진도 앞바다의 조류가 빠르고 수심이 깊고 해저가 뻘이어서 수중시계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윤 전 부장은 “수중 작업은 매 순간이 위기”라며 “잠수사들이 실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조류변화 때문에 하루 4차례만 가능하며 작업 시간이 각각 1시간에 불과해 수중시계가 좋지 않을 경우 선체접근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수중 구조작업은 지상과 달리 동시에 많은 인원을 투입해 작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진도 현지의 나쁜 날씨와 파도 상태도 구조작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해군은 일주일간 구조작업을 했지만 결국 생존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선체 인양 작업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현장구조작업을 지휘했던 전직 해군 제독은 “천안함은 1500t규모이지만 두 부분으로 쪼개진 상태여서 비교적 순조롭게 인양 작업이 진행됐다”며 “세월호 인양작업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은 같은 해 4월 4일 인양작업이 시작돼 20일이 지난 뒤에야 함미와 함수가 모두 인양됐다. 서해 페리호 사건에도 관여했던 이 전직 제독은 “당시 선체의 마스터가 눈에 빤히 보이는 상태에서도 인양에 한 달이 걸렸다”며 “여객선은 상부구조가 약해 인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는 6800t규모인데다 선체에 물이 가득 차 있어 실제 무게는 1만t이상 최대 2만t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윤 전 부장은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보다 더 많은 크레인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올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인양작업을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