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꼬마야, 우리가 널 위해 기도하고 있어. 울지 마.”
절체절명의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다섯 살짜리 꼬마 권지연양의 사연에 전 세계 네티즌들이 눈물짓고 있다. 한 태국 네티즌은 권양보다 고작 한 살 많은 오빠와 엄마(29)가 권양에게 구명조끼를 입힌 뒤 등을 떠밀어 탈출을 도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오빠가 권양을 안고 있는 그림을 그려 인터넷에 올렸다. 그림은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전 세계 네티즌들을 울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하루빨리 권양이 웃음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17일 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태국인이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올라왔다.
그림은 물이 차오르는 바닥에 앉은 남자 어린아이가 자신 보다 어린 여자아이를 꼭 안고 안심시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 아래에는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gonna be alright)라고 적혀 있다.
그림은 애초 세월호 침몰 사건 직후 개설된 트위터 ‘한국을 위해 기도합니다’(PrayforSouthKorea)에 게재된 것으로 태국인 여성 네티즌이 그려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구조된 권양의 사연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권양은 아버지(50)와 엄마, 오빠 등과 함께 제주도로 이사를 가는 도중 사고를 당했다.
엄마와 오빠는 권양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권양을 밖으로 밀어 올렸다. 사고 당일 오전 안산 단원고 2학년 6반 박호진(17)군이 구명보트로 뛰어내리기 전 갑판 위에서 울고 있는 권양을 발견한 뒤 권양을 끌어안고 구명보트로 뛰어 들었다.
권양은 간호사들에게 “엄마랑 오빠가 조끼를 입히고 위로 밀었다”고 설명했다. 권양은 지금도 몹시 불안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끝까지 자신을 살리려 했던 엄마와 오빠, 그리고 항상 다정했던 아빠를 찾고 있다. 할머니와 고모가 곁에서 보살피고 있지만 권양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떨고 있다. 권양 가족은 서울 생활을 마치고 제주로 귀농해 감귤농사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양의 그림과 사연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타고 번지고 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은 “그림을 보고 있자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눈물이 난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아프다. 찢어진다” “제발 아이가 활짝 웃게 되길 기도한다”며 권양 가족과 다른 실종자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