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람XX 맞나” 선장은 발뺌하고 조타수는 버럭

[진도 여객선 침몰] “사람XX 맞나” 선장은 발뺌하고 조타수는 버럭

기사승인 2014-04-19 10:21:00

[쿠키 사회] 수 백 명의 승객을 침몰하는 배 안에 남겨둔 채 가장 먼저 세월호를 탈출한 이준석(69) 선장과 조타수 조모(55)씨가 끝까지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어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선장은 안전을 위해 승객에게 선실 대기를 안내했다면서도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 진술을 하고 있다. 조씨는 승객들을 안 구한 게 아니라 못 구한 것이라며 화까지 냈다. 인터넷에서는 “사고 당시나 지금이나 오로지 자기 살 궁리만 한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19일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이 선장과 조타수 조씨 등을 질타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랐다.

네티즌들은 이 선장이 자기변명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선장은 승객들에게 선실에 남아 있으라고 안내 방송을 한 건 승객 안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구속영장 발부 과정에서 “조류도 빠르고 수온도 찬 상황이어서 무작정 승객들에게 뛰어내리라고 하면 승객들이 멀리 떠밀려 갈 수 있었다”고 취재진에게 해명했다. 이 선장은 특히 자신은 먼저 배를 탈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선장은 아울러 승무원들에게만 배를 탈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승무원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퇴선 명령을 내린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자신은 다른 승무원들과 배를 탈출하면서 승객들에게는 선실 안에 머무르라고 한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선장은 또 세월호 침몰 직전 조타실을 비우고 침실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타수 조씨의 언행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구속영장 발부 전 탈출 당시 상황을 묻는 취재진에게 “물이 차오르는 객실에 갈 수가 없었다. 내가 구하기 싫었던 게 아니라 못 구한 것”이라며 큰 목소리로 화를 내듯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 선장과 조타수 등 세월호의 선박직 직원들 15명이 모두 생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는 18일 탑승자 전체 명단과 생존자 명단을 입수해 비교한 결과 이 선장을 비롯해 1·2·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기관사 3명, 조기장·조기수 4명 등 선박직 직원 15명이 모두 구조됐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모두 먼저 빠져 나가고 아무 것도 모르는 승객들만 안에서 죽어나갔다”며 “선장과 조타수는 물론 자기만 살자고 도망간 사람들 모두 엄정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당신들 사람XX 맞나”라거나 “먼저 도망쳐 놓고 거짓말까지 하네”라는 식의 극언도 오르내렸다.

이 선장과 조씨, 3등항해사 박모(25·여)씨 등은 19일 새벽 업무상 과실 선박 매몰죄, 업무상 과실치사죄, 수난구호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 선장은 지난 16일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채 운항 지휘를 3등항해사인 박씨에게 맡기는 등 운항관리규정을 위반한 혐의다. 또 이 선장과 박씨 등은 협로를 운항하면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무리한 변침(變針·선박이 진행하는 방향을 트는 것)을 하다가 세월호를 침몰케 하고 승객 대피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승객들을 사망케 한 혐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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