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핵실험 준비의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는 고위관계자들의 현장 검증도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고위급 인사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수차례 풍계리를 찾았다. 지난해 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직전에도 고위급 인사들의 방문이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갱도에서 나온 흙더미들과 일부 장비들이 치워지지 않고 있어 핵실험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위성사진 등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위해 3개의 지하갱도를 운용하고 있다. 남쪽에 있는 2개의 갱도는 2차 핵실험 후 조성된 것으로 3차 핵실험 때 사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사용되지 않았다. 군사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이 남쪽 갱도에서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은 서쪽에도 새로운 갱도를 마련했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서쪽 갱도 일부가 자주 무너져 북한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동쪽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2009년 5월 25일 두 번째 핵실험과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은 서쪽 갱도에서 각각 실시했다. 북한은 1차 핵실험 후 동쪽 갱도를 폐쇄했고, 2차, 3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서쪽 갱도도 폐쇄했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았던 2개의 남쪽 갱도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북한은 3차 핵실험 때 서쪽 갱도 입구에 미국 군사위성의 관측이 불가능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하고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남쪽 갱도에서도 작업을 하는 등 기만전술을 쓰기도 했다.
풍계리는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민간인 거주지와 30㎞ 정도 떨어져 있어 방사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천혜의 실험장이다. 특히 암반이 화강암으로 이뤄져있어 핵실험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