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경복궁을 관람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는데, 세월호 침몰 참사 추모 분위기 탓에 25분의 간략한 방문으로 대체됐다. 오바마 대통령 안내를 맡은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는 왕이 일하던 근정전을 설명할 때 “(새벽)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 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고 했더니, 바로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라고 웃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벼운 농담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근정전에 이어 경회루를 돌아보며 뒷짐을 지고 거니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근정전에선 임금이 앉는 곳 옆에 작은 탁자가 있고, 그 위에 빨간색 상자가 있었다. 그게 (미국이 반환하는) 어보가 들어있던 상자라고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 기자들에게 “어보는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것인데, 어떤 나이 많은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우리가 가져온 물건은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경복궁 서쪽 인왕산과 북쪽 북악산을 바라보며 “산 쪽 경치가 아름답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이 한 국가의 수도로 보내온 600년은 다른 나라와 견줘도 긴 기간이라고 설명했더니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이 대단히 긴 역사를 가졌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형 기자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