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게시판에 오르며 인터넷을 달궜던 글의 원작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을 영화감독이자 컨텐츠 생산 노동자라고 밝힌 박성미(여)씨는 청와대 게시판에 다시 삭제됐던 글을 다시 올리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런 대통령 필요 없다’ 글쓴이입니다”라며 “제 글을 청와대에 옮겨주신 분이 본인 글이 아니어서 부담된다며 (청와대) 게시판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청했다. 게시판이 열리면 다시 올리겠다”고 적었다.
앞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27일 오전 9시50분쯤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논란이 증폭됐다. 글은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무책임한 언행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글에는 “리더는 아래 사람들끼리 서로 조율이 안 되고 우왕좌왕한다면 무엇보다 무슨 수를 쓰든 이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막대한 권한과 비싼 월급, 고급 식사와 자가 비행기와 경호원과 그 모든 대우는 책임에 대한 대가”라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글이 오르자 네티즌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글을 다른 커뮤니티에 퍼 나르며 “대통령 하야를 부르는 글”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글은 그러나 28일 오전 삭제됐다. 하룻만에 삭제됐지만 글은 조회수 40만에 공감수 2만을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실명 인증을 해야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회수는 이례적이다.
박씨는 트위터에서 애초 원본글을 적었던 자신의 페이스북 주소를 걸기도 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네티즌들은 박씨의 페이스북 원본글에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 25일 오후 7시25분 작성된 원본글에는 28일 오후 6시 현재 좋아요 4000여명과 5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진심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국민 마음이 지금 이렇습니다. 정말 멋있습니다”라며 응원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넘기는 건 지나치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반대 의견은 많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