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비용항공사 경쟁 갈수록 심해져… "이젠 바꿔야 산다""

"[기획] 저비용항공사 경쟁 갈수록 심해져… "이젠 바꿔야 산다""

기사승인 2014-04-30 19:29:00
[쿠키 경제] 2005년 8월 첫 이륙을 시작한 국내 저비용항공 시장이 전환점에 놓였다. 국내선에 이어 국제선에서까지 점유율을 높이며 순항하자 국적 대형사의 저비용항공사(LCC) 추가 설립도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계 LCC의 국내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국적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올해 1분기 LCC의 국제선 여객분담률은 12.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해 LCC의 국제선 여객분담률(9.6%)에 비해서도 2.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매년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선 여객분담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오른 47.5%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새로운 LCC를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새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보유한 LCC인 에어부산과는 별도의 회사다.

LCC 설립은 에어부산 사장이었던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취임 이후 내놓은 경영합리화 방안의 하나로,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쯤 취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부산과 달리 수요가 많은 인천이나 김포를 거점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LCC 설립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LCC 급성장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수용한 것이다. 특히 LCC가 인천~괌 등 노선에 따라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자 위협을 느낀 것이다. 대한항공에 비해 동남아, 동북아 등 중·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아 LCC와 경쟁이 심했던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은 LCC를 설립하면 국제선의 경우 노선 조정을 통해 단거리 지선(支線)에 LCC 항공기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오사카, 베이징 등 간선(幹線) 노선에는 기존 아시아나항공 노선을 유지하되 가까운 거리의 지선은 LCC 중심으로 시장을 나눠 두 회사 간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LCC의 국내 진출 확대도 심상찮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항공사 하이난 항공의 자회사인 홍콩익스프레스는 3월 말부터 인천~홍콩 노선에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 일본 양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의 자회사 피치항공과 바닐라에어가 국내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모두 11개사가 국내에 진출해 있다. 외국계 LCC의 국제선 여객분담율도 계속 높아져 2009년 0.7%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에는 7%까지 성장했다.

외국계 LCC의 진출이 계속되는 것은 동북아 지역의 LCC 점유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에 따르면 지난해 동북아 지역의 LCC 점유율은 9.3%였지만 동남아 지역은 57.8%였다. LCC이면서 세계 여객 수송량 1위를 기록 중인 라이언에어(Ryanair)가 있는 서유럽도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국내 LCC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비용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자본력에서 앞서는 외국계 LCC에 더 유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LCC들의 경우 대형기 도입으로 새로운 노선을 개척해 국내외 도전에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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