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버리기 힘든 '짝퉁 근성’… 최대 온라인쇼핑몰 가짜투성이

중국의 버리기 힘든 '짝퉁 근성’… 최대 온라인쇼핑몰 가짜투성이

기사승인 2014-05-01 00:45:00
[쿠키 지구촌]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을 목전에 두고 있는 중국도 오랜 ‘짝퉁 근성’을 버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가짜 상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쇼핑몰들도 이를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질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 짝퉁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를 근절시키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타오바오는 판매자 700만명 정도가 상품 8억개 이상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 쇼핑몰이다.

장밍추(25)는 지난해 타오바오에서 생활용품 제조업체 P&G의 자외선 차단제를 시중가보다 절반 정도 싸게 샀다. 그러나 물건을 받아보니 용기는 정품과 똑같이 생겼지만 내용물에서 지독한 악취가 났다. 그는 그날 이후 이 쇼핑몰에서 정가보다 50% 이상 싸게 팔리는 물건은 구입을 하지 않고 있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가 그려진 가방에 원래 브랜드인 ‘디즈니(Disney)’ 대신 ‘Diteyn’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 다혼은 이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자사 제품 5만8000개가량 중 절반 정도가 가짜 상품이라고 보고 있다. 적발한 가짜 상품만 지난 2년 새 20배 가까이 늘었다. 타오바오에 신고하면 일시적으로 가짜 상품 유통이 줄어들긴 하지만 다시 활개를 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의류업체 컬럼비아도 지난해 말 기준 타오바오에서 유통된 자사 자켓 39개 중 가짜가 32개였다고 집계했다.

문제는 신분증과 연락처만 있으면 판매자 등록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정식 브랜드들은 짝퉁을 걸러내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다혼은 연 20만 달러(약 2조664억원)의 비용을 들여 가짜를 적발하기 위한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판매자가 올린 사진을 모니터링해 가짜를 걸러내고, 조사관이 상품을 직접 구입해 증거를 확보하기도 한다. 컬럼비아는 5년 전부터 소프트웨어 업체 ‘마크모니터’를 고용해 가짜 상품을 찾아내고 있다. 마크모니터가 적발해 타오바오 판매 목록에서 제외된 상품은 지난 한 해에만 2만1311건에 이른다.

타오바오도 짝퉁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매년 1억 위안(약 164억7300만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매년 짝퉁 근절 캠페인을 30번 이상 벌이고, 1년에 4차례 이상 적발된 판매자는 영구 퇴출시킨다. 이 쇼핑몰은 지난해 지적재산권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상품 1억개가량을 삭제했고, 중국 당국과 협력해 전문적인 짝퉁 업체 51곳을 잡아들였다.

그러나 브랜드들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베이(eBay)의 경우 가짜로 의심되는 상품은 자동으로 걸러지지만 타오바오는 가짜 여부를 확인하는 데만 몇 주가 걸린다는 것이다. 짝퉁 모니터링 업체인 ‘브랜드스트라이크’의 다미안 크로커 회장은 “투자자들도 가짜 상품을 팔아 돈을 번 회사의 주주가 되고 싶어 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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