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지체 없이 갑판으로 올라가라” 딸 목숨 살린 아버지의 한마디

[세월호 침몰 참사] “지체 없이 갑판으로 올라가라” 딸 목숨 살린 아버지의 한마디

기사승인 2014-05-11 11:30:01

[쿠키 사회] “친구들과 지체 없이 갑판으로 올라가라.”

침몰 중인 세월호에서 전화를 걸어온 딸에게 귀중한 한마디를 전해 딸과 친구들을 살린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내용은 생존학생 장애진양의 아버지 장동원씨가 금속노조기관지 금속노동자를 통해 밝힌 것으로 “세월호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사연을 올린다”고 전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16일 오전 8시50분쯤 장씨에게 딸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아빠, 이상해. 배가 막 흔들리고 기울더니 바다에 컨테이너가 떠다녀.” 배가 기운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장씨는 해양경찰 전화번호를 알아보기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20분 후 장양은 장씨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 “배에 물이 들어온다”고 알렸고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장씨는 “친구들과 지체 없이 갑판으로 올라가라”고 소리쳤다.

아버지 말을 듣을 직후 장양은 친구들과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갑판 위로 올라간 뒤 바다로 뛰어내려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장씨는 전남 진도에 도착할 무렵 딸의 전화를 받았다. 어부는 아이들을 인근 거차도 마을회관으로 데리고 갔고 장양은 마을회관 전화로 아빠에게 생존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착한 장씨가 생존자 명단을 뒤졌지만 딸의 이름이 없었다. 해경에게 확인을 거듭 요구해도 “더 이상의 구조자는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결국 장씨는 딸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 함께 있는 친구 30여명의 명단을 하나하나 받아 적은 후 해경에게 아이들을 데려올 것을 요구하고 나서야 딸을 만날 수 있었다.

장씨는 “딸과 재회할 때까지 국가가 한 일이라고는 엉터리 명단 작성과 거차도에서 팽목항까지 배편뿐이었다”며 “검찰은 생존 학생에게 진술서를 받겠다고 덤볐고 교육당국은 아무 대책 없이 우선 수업을 정상화하겠다며 상황을 덮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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