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제조업 분야 대기업 1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되는 환율이 1052.3원으로 파악됐다고 11일 공개했다. 업종별로 조선이 1125.0원으로 가장 높다. 이미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식음료(1075.0원)와 석유화학(1066.7원), 전자통신(1052.3원), 자동차·부품(1050.0원) 등도 환율 하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꼽혔다.
원화 가치가 10% 오르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0.8%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의약품과 전자·통신(각 1.5% 포인트)이 가장 컸다. 조선(1.3% 포인트)과 펄프·종이·가구(1.1% 포인트) 등도 타격이 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기준 환율을 평균 1077.9원으로 잡았는데 이미 그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대책으로 확장적 통화정책(45.8%), 수출금융·보증지원 확대(27.5%), 수출인프라 구축(10.8%) 등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내고 올해 평균 환율이 1000원 수준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거두는 내수진작 효과보다 수출 감소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환율 하락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미온적 시각보다는 내수활성화로 환율하락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적극적인 관점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