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靑, CBS 8000만원 소송은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

전국언론노조 “靑, CBS 8000만원 소송은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

기사승인 2014-05-16 14:59:00

[쿠키 사회] 청와대 비서실이 CBS노컷뉴스에 8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16일 ‘유신과 군부독재시절의 적폐, 반드시 퇴치하겠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CBS가 보도한 ‘박근혜 대통령 조문 연출 논란 할머니, 청와대가 섭외’라는 기사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의 정당한 보도에 대해 기사에 언급되지도 않은 이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니 그야말로 희대의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사안은 CBS기독교방송 만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행위가 결코 아니기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며 “70년대 유신 시절과 80년대 군부 독재 시대, 그리고 2014년까지 권력에 빌붙어 오로지 일신의 영달만을 추구해 온 무리들도 국민들과 함께 반드시 퇴치할 것”이라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청와대는 CBS ‘조문 연출’ 보도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의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지난 12일 서울남부지법에 CBS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대통령 비서실과 김기춘 비서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박동훈 대통령비서실 행정자치비서관 등 4인이며, 대통령 비서실을 제외한 4인이 각 2000만원씩 총 800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같은 이유로 13일 언론중재위원회에도 정정보도도 청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 전문

유신(維新)과 군부독재시절의 적폐, 반드시 퇴치하겠다

“추하다 추하다...”해도 이런 추함이 더 있을까 싶다. 오직 권력 만을 좇아서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이 평생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온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그리고 박준우 정무수석이 CBS기독교방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소송의 이유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CBS가 보도한 “박근혜 대통령 조문 연출 논란 할머니, 청와대가 섭외”라는 기사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분향소를 방문한 시간은 일반인들의 조문이 시작되기 한참 전이었다. 그런 시간에 유족도 아닌 사람이 단지 70대의 할머니라는 이유로 대통령의 바로 뒤를 따라 대통령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고, 손까지 맞잡는 일이 현 정부가 그 동안 펼쳐 온 물샐틈 없는 경호 철학으로 볼 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당시 대통령의 분향소 방문을 보도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이 마치 유족을 위로한 것처럼 묘사돼 있다. 이른바 보도자료 만을 베끼고 받아쓰는 언론사가 아닌 ‘제대로 된 언론사’라면 당연히 의구심을 가질 상황이었고, 나름대로 사실이라 인식할 만한 상당한 증언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언론사의 정당한 보도’에 대해 기사에 언급되지도 않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등이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니 그야말로 ‘희대의 코미디’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시 분향소의 상황이 얼마나 납득할 수 없는 억지 춘향, 짜맞추기식 대국민 쇼였는지는 유가족들이 던진 단 한마디에 담겨져 있다. 오죽했으면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은 분향소에 광고를 찍으러 온 것 같았다.”라고까지 말했겠는가? 침몰 이후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유가족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사람들이 오히려 얼굴을 붉히고 따지고 드는 적반하장이 그저 개탄스럽기만 할 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위원장 강성남)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의 언론 탄압 행위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이번 사안은 CBS기독교방송 만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행위가 결코 아니다. 현 정부가 전체 언론을 대하는 기본적인 인식의 자세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만2천 언론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현 정부의 퇴행적이고 단말마적인 언론 탄압 행위를 반드시 분쇄할 것이다. 70년대 유신 시절과 80년대 군부 독재 시대, 그리고 2014년까지 권력에 빌붙어 오로지 일신의 영달 만을 추구해 온 무리들도 국민들과 함께 반드시 퇴치할 것이다.

2014년 5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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