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폭동이야” 5·18 폄훼하는 일베의 논리 구조 분석

“광주는 폭동이야” 5·18 폄훼하는 일베의 논리 구조 분석

기사승인 2014-05-18 14:11:01

[쿠키 사회] 5·18을 맞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 한 대학 교수가 일베의 논리구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최근 5·18기념재단이 개최한 5·18 민주화 운동 제34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논문 ‘사이버 공론장에서의 5·18 담론과 그 변화 : 일베저장소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정 교수가 201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베 정치란에 오른 모든 게시물 10만1116건을 수집해 단어를 분석한 결과 일베는 5·18을 북한의 개입으로 시위대가 계엄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폭동’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5·18 옹호론자를 진보 진영으로 규정했으며, 이들에게 진보는 곧 ‘종북’을 의미했다. 따라서 5·18 희생자보다는 이들을 진압한 군부에 공감을 나타냈다.

일베 글에서는 1980∼199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피해자 명예회복이 끝나 도덕적 부채의 시효가 끝났다는 논리가 발견된다. 추천 수가 많은 게시물을 살펴보면 5·18 유공자에 대한 보상을 문제 삼기도 했다.

반면 북한의 남침에 맞섰던 이들은 오늘날 저소득층 노인이 됐고 북한 정권은 여전히 남한에 위협을 가하고 있어 상이용사들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심화된 지역주의도 다수 나타났다. 일베 회원들은 광주와 전라도 지역을 외국으로 취급하려는 등 혐오와 냉소를 보였다. 전도된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적대감도 드러냈다.

정 교수는 “민중은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없다는 엘리트주의, 20대의 내면화된 약육강식 논리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정 교수는 이것을 일베만의 현상으로 치부하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민주주의를 이끌었던 모든 이들의 게으름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다”며 “일베를 ‘루저들의 집합’이나 ‘정신병자들’로 비하하며 타자화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베 회원들은 18일 5·18을 폭동으로 규정한 과거 신문기사 등을 게재하며 “약탈과 폭행, 무기고 탈취가 있었던 5·18은 폭동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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