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주당 평균 근로시간 55.1시간…'보육 질 저하 우려'

어린이집 교사 주당 평균 근로시간 55.1시간…'보육 질 저하 우려'

기사승인 2014-05-19 16:24:01
[쿠키 사회]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26·여)씨는 일주일에 3번은 야근을 한다. 늦게까지 머무는 아이를 돌보거나 보육일지를 작성하거나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 한달에 한 번 꼴로 토요일에도 출근한다. 하지만 한 번도 초과근무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 3년 넘게 연차휴가도 쓰지 못했다. 김씨는 “130만원 정도 받으면서 하루 종일 일하면 지칠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도 너무 피곤해서 손이 덜 가는 놀이만 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열악한 보육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보육의 질 저하가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여건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15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집 교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5.1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고용정보원이 조사한 ‘과잉근로’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53.6시간보다 많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는 45.7시간으로 다소 나은 편이다.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을 초과해 일하는데도 초과 근무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한 비율이 어린이집 교사 44.6%, 유치원 교사 42.8%로 조사됐다.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모두 받고 있는 비율은 어린이집 교사 8.9%, 유치원 교사 20.2%에 그쳤다.

또 연차휴가 사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 해 동안 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 비율은 유치원 19.1% 어린이집 12.1%였다. 대부분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체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교사가 휴가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휴가 기간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육아정책연구소 김은영 연구위원은 “보육교사의 낮은 처우와 복지는 질 높은 교사의 유인이나 전문성 제고에 한계를 가져와 보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법정 근무시간을 보장하고 방과 후 교사나 오후 담당교사와 보조인력 배치를 제도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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