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이 뜻깊은 은퇴 무대를 가졌다. 축구 인생의 시작점이었던 수원에서 5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작별을 고했다. 소속팀 에인트호번은 수원과의 친선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PSV 에인트호번은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14 에인트호번 코리안투어' 친선 경기에서 김대경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패했다. 양팀은 친선전임에도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수차례 슈팅을 주고받는 열띤 경기를 펼쳤다. 다만 시즌을 마치고 한국을 찾은 에인트호번보다 시즌 중인 수원 선수들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그러나 경기의 승패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축구팬들의 시선은 박지성에게 고정됐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6분 파샤드 누어와 교체될 때까지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환호성을 자아냈다.
박지성도 환호에 화답했다. 동료에게 득점 찬스를 안기는 등 활약했다. 전반 20분 골지역 왼쪽에서 공을 잡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쇄도해 들어가던 자카리아 바카리에게 패스했다. 골키퍼 노동건에게 막혀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박지성의 패스는 예리했다. 박지성은 5분 뒤에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아 전방의 알렉스 샬크에게 '킬패스'를 건네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후반 들어서 에인트호번을 더욱 거세게 압박하던 수원은 여러 차례 득점 찬스가 무산된 끝에 후반 25분 김대경의 절묘한 침투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결국 결승골을 뽑아냈다. 권창훈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대경을 보고 침투 패스를 했고 김대경은 골지역 왼쪽에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관중들은 박지성을 향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서울 태생의 박지성은 수원 세류초등학교와 화성 안용중학교, 수원공고에서 축구 선수로서 성장했다. 수원에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것은 박지성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