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가와 마사히로 나고야성 박물관 관장
“나고야성 박물관은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교류 역사를 소개하는 박물관입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사가현의 한일교류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한일 양국의 교류를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도 좋은 관계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성 박물관이 위치한 가라쓰시는 일본 규슈 사가현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예로부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대륙의 교통지였고 대마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런 입지적 조건 때문에 약 420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92년 조선 침략을 위해 침략기지로 가라쓰 히젠 마을에다 전국의 무장들을 모아 진영을 만들고 성을 쌓았다.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곳을 자기 고향인 나고야와 똑같은 이름을 붙였다. 기존 나고야 지명과 구별하기 위해 ‘히젠 나고야성’으로 부른다.
지금은 성은 허물어 빈 성터만 남아있는데 국가지정 특별사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 성터 한쪽에 나고야성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해 임진왜란 관련 박물관이 아닌 고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과 일본의 교류를 전시 테마로 한다.
“나고야성 박물관은 2층 건물로 총 17만평 규모의 박물관입니다.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미니 영화실과 비디오 코너, 도서열람실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시·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한일교류사와 일본문화 형성과 발전에 영향을 끼친 외래문화 자료들을 전시한 나고야성 이전과 나고야성이 지어진 후 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그리고 전쟁 후 재개된 조선통신사 왕래 및 일본열도와 한반도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성 박물관 1년 방문객 수가 10만명 정도로, 그 중 5% 정도가 한국인이다. 키타가와 관장은 “관람객 수보다 한일교류센터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말이 가능한 직원이 두 명 있고, 또 안내센터에서 MP3를 빌리면 한국어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 관람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은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기술이다. 키타가와 관장이 직접 아이패드를 가지고 시연을 해 보였다. AR코드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켜 박물관 창 밖으로 보이는 빈 성터를 비추면 그 위로 웅장한 성과 천수각의 모습이 덧입혀지면서 당시 나고야성의 모습이 재현된다. 키타가와 관장은 “성터를 산책하면서 당시 모습을 증강현실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곧 소개될 예정”이라며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 시대로 건너 간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실 안쪽에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전투함인 아타케부케와 조선 전투함인 거북선 모형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임진왜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순신 장군 영정도 걸려 있다. 몇 해 전 여수 시장이 방문해 박물관을 둘러본 후 이순신 장군 자료가 적다며 보내준 것들이다.
“나고야성 박물관은 한국의 국립진주박물관과 부산박물관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전시실을 리뉴얼 할 때 임진왜란에 대한 자료를 같이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양국의 입장을 고려해 중립을 지키려 했으니 가라쓰시에 오신다면 꼭 한 번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