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화 장갑, 인터넷서 사 쓰는 소방관들… 네티즌 “충격적” 분통

화재진화 장갑, 인터넷서 사 쓰는 소방관들… 네티즌 “충격적” 분통

기사승인 2014-05-27 16:51:01

[쿠키 사회] 현직 소방공무원들이 구조 활동 시 사용하는 물품을 자비로 산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27일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는 뽐뿌 사이트에 전날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됐다. 자신을 현직 소방공무원이라고 소개한 네티즌들이 적은 글이었다. 이들은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서 찍힌 한 소방관의 사진에 댓글을 남겼다.

네티즌 아이디 ‘갈매기의꿈’은 “이런 말 여기서 해본들 무슨 소용이겠느냐만, 활동화가 다 떨어져서 신발 지급을 요청하니 예산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방수화가 아닌 평소 구급 활동 때 신는 신발이라 매우 빨리 닳는데 2년이 다 돼도 지급이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아장프로보카퇴르’라는 네티즌도 댓글을 달았다. 그도 현직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화재진압 장갑 6개월 쓰면 너덜너덜해지는데 현재 3년째 지금이 안 되고 있다”면서 “저는 아마존(인터넷 종합 쇼핑몰)에서 영국 제품으로 1년에 2개씩 사비로 구입해고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댓글에 네티즌 ‘아오라키’는 “남편도 같은 일을 하는데 사주려 한다”며 “아마존에서 사신 제품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다. 쪽지 등을 통해서도 장갑 구입 문의가 이어졌다. 이에 ‘아장프로보카퇴르’는 “보급품인 장갑을 소방서 장비계 직원이 아니라 저에게 문의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면서 구매 사이트 링크와 자세한 정보를 알려줬다.

네티즌들은 “충격적이고 어이가 없다” “화가 난다”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 목숨 걸고 일해주시는 분인데 지원이라도 제대로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대체 국가는 뭘 하고 있는 것이냐” “정작 세금을 써야할 곳에 안 쓰고 왜 매일 멀쩡한 보도블록만 뜯고 있느냐”는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현직 소방공무원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사실이다. 장갑은 대원들끼리 돌려쓰거나 인터넷에서 사서 쓸 때도 많다”며 “이 외에 방수화, 활동화 등 다른 물품이 필요할 때도 대원들이 사비 들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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