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는 스포츠 세단 마세라티 절도범 네티즌 제보로 잡았습니다”

“1억 넘는 스포츠 세단 마세라티 절도범 네티즌 제보로 잡았습니다”

기사승인 2014-05-28 13:50:01

[쿠키 사회]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이 합심해 외제 차량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을 잡았다. 도난 과정을 설명한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제보에 나서 추적에 성공한 것이다. 차량을 되찾은 글쓴이는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23일 자동차 정보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강남에서 마세라티 기블리 도난, 사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급 스포츠 세단 마세라티 기블리는 1억이 넘는 가격을 자랑한다.

이 글을 작성한 A씨는 번호판이 보이는 차량 사진을 첨부하며 “강남 모 세차장에 차량을 맡겼다가
직원이 키를 넣어둔 채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절도범이 차를 훔쳐 달아났다”며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지만 걱정이다. 혹시나 이 차량을 목격하면 제보 좀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를 본 회원들은 안타까워하며 “두 눈 크게 뜨고 절도범을 찾겠다”라거나 “접촉사고라도 내서 잡겠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실제로 마세라티 차량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장소는 서울 잠실동 5단지, 삼성동 포스코 사거리, 성내동 천호역, 경기 성남시 복정동 부근 등 다양했다.

몇몇 회원들은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글 작성자가 공개한 차량의 번호판과 영상에 찍힌 차량의 번호판이 일치했다.

절도범을 잡은 결정적인 제보는 27일 나왔다. A씨는 이날 ‘차량을 찾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절도범을 잡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27일 밤 강원도에 위치한 정선카지노 호텔의 한 직원으로부터 호텔 주차장에 내 차가 주차돼 있다고 알리는 전화가 왔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친한 지인과 함께 정선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정선에 도착해보니 모든 상황이 정리돼 있었다. 절도범은 호텔을 나서다 경찰에 긴급체포 됐고, 차량은 관할 지구대로 옮겨졌다.

A씨는 “호텔로 향하던 저는 지구대로 방향을 돌려 차부터 확인했다”며 “경찰이 절도범에게 차량을 왜 훔쳤느냐고 물었는데 ‘타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금만 늦었어도 잡기 힘들었다. 훔친 차량을 자기 것처럼 서울을 활보하고 다녀도 안 잡히는 이유가 있더라. 경찰관은 시스템이 아직 매우 허술하다고 얘기해줬다. 당연히 찾을 줄 알았던 차가 영영 못 찾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을 작성하기 전까지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고 의심했다. 그런데 수많은 제보에 이어 영상제보까지 나오더니 기적이 일어났다. 관심을 보인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제보자에게 사례하고 앞으로도 연락드리겠다고 한 후 서울로 내려왔다고 알렸다.

절도범을 찾아달라는 글을 본 네티즌들이 제 일인 양 적극적으로 나서 차량을 되찾았다는 이 사연은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 퍼지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제보한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다” “마음고생 심했을 텐데 찾아서 정말 다행이다” “괜히 네티즌 수사대라고 부르는 게 아니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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