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40㎏ 감량, 희귀병 완치… ‘기적의 사나이’ 마법 주스 들고 한국 찾다

[쿠키人터뷰] 40㎏ 감량, 희귀병 완치… ‘기적의 사나이’ 마법 주스 들고 한국 찾다

기사승인 2014-05-30 10:08:00


세계적인 건강주스 전도사 조 크로스 “자연의 문 두드려 건강 회복했어요”

[쿠키 생활] “저는 제 몸에게 큰 죄를 짓고 있었어요. 140㎏에 이르는 몸무게와 희귀병, 높은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등 거의 ‘시한폭탄’ 수준이었죠. 전문가들도 ‘식단을 당장 채식 위주로 바꾸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결국 자연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죠. 지금요? 어떻게 보이시나요?”

지난 27일 서울 청담동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조 크로스(48, Joe Cross) 씨는 실내가 울릴 만큼 우렁찬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병들어 죽어가는 뚱보’였다. 면역체계의 문제로 인한 ‘혈관성 두드러기’가 8년간 그를 괴롭혔다. 최소한의 접촉만으로도 몸 곳곳에 두드러기가 발생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지만 전문의들은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 약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게 치료의 전부였다.

◇극단적 선택 ‘주스 단식’… 건강 되찾는 계기 돼

크로스 씨는 40세가 되는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내가 계획한 삶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잦은 출장과 격무로 지친 몸을 스스로 돌아본 결과 동물성·가공식품 일색인 그의 식단은 낙제 수준이었다. 2009년에 이르러 그는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60일간 야채를 착즙한 주스만 먹으며 약 4830㎞ 거리의 미국을 횡단, 이를 영화로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영양소는 크게 대량영양소와 미량영양소로 나눌 수 있어요. 여행을 통해 만난 미국인들 대부분은 지방·탄수화물·단백질로 이뤄진 대량영양소만을 섭취하고 있더군요. 세포가 원하는 건 비타민·무기질 같은 미량영양소에요. 식물성 식품을 먹어야만 이런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죠. 보다 많은 양을 먹기 위해 제가 선택한 게 바로 주스에요.”

그는 주서기를 가리켜 ‘미니 조(Mini Joe)’라고 불렀다. 주서기가 그의 소화 작용을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여행에 앞서 크로스 씨는 채소를 그대로 섭취할 경우 섬유질로 이뤄진 과육 때문에 많은 양을 먹을 수 없을 뿐더러 상당한 노동과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채소와 과일을 착즙, 영양분이 고스란히 함유된 주스를 마셨고 마침내 기적을 만들어 냈다. 90㎏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신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혈관성 두드러기 완치판정을 받아 수많은 약과도 이별을 고했다.

“주서기는 제게 있어 건강을 지켜주는 헬스기기에요. 바쁜 생활 속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미량영양소를 섭취하도록 도와주죠.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절대적인 채식주의자가 아니에요. 지금은 고기, 빵 모두 잘 먹고 있거든요. 다만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단 걸 말하고 싶어요. 섭취한 음식이 아니라 섭취하지 않은 음식이 몸을 망가뜨리는 거니까요.”



◇주스 금식 강요해선 안돼… ‘살아있는 증거’ 될 것

크로스 씨의 여정을 담은 영상은 ‘병들어 죽어가는 뚱보(FAT, SICK&NEARLY DEAD)’라는 이름으로 해외 다수의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수상했다. 공식 다운로드 수가 50만건에 이를 뿐만 아니라 영화 개봉 첫주만에 10만건의 후기가 생성될 만큼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모았다. 미국을 여행할 당시 자신의 사업을 정리한 그는 현재 건강 전도사로서 수많은 나라를 방문해 리부팅 주스를 전파하고 있다.

크로스 씨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녹즙 열풍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가장 중요한 건 주스 자체가 아니라 식물성 식품 섭취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리부팅 주스가 녹즙처럼 한 때 유행으로 머물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어떻게 더 많은 식물을 섭취하느냐’다”며 “리부팅 주스는 잠깐의 인기로 남을 게 아니라 사람들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먹고 있잖아요. 리부팅 주스가 그걸 대체하는 음식이 돼야 해요. 화장실을 가는 것처럼 일상생활에 녹아들어야 하죠. 리부팅은 단순히 체중감량의 목적이 아니라 생활습관 자체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효과가 있거든요. 젊은 사람들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요. 반면 부모님 세대의 경직된 자세는 조금 아쉽더군요.”

이와 함께 그는 “리부팅 주스를 강요하거나 설득해서는 안된다”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필요성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주변의 충고나 조언보다는 자신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의 변화를 목격한 사람들이 리부팅을 시도한 결과 편두통이나 피부질환에 효과를 보거나 심지어 체중감량으로 불임을 치료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 영화에는 초고도비만의 총기판매상이 등장해요. 야채만 먹었던 그의 형이 암으로 별세한 이후 채식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 거죠. 후속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총기상점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는 45㎏를 감량한 상태였어요. 제 영화를 보고 딸아이가 ‘살아달라’고 했다더군요. 이처럼 모범을 보여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해요. 저는 영양전문가는 아니에요. 하지만 그들의 변화를 유도하는 ‘살아있는 증거(Living Example)’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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