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월드컵 축구 심판 매수설을 언급하며 “내 능력이 그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는 1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코엑스 피아노 분수광장에서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밀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며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 때 어떻게 준결승에 갔냐 했더니 국제축구연맹(FIFA) 책임자가 ‘한국이 준결승에 올라간 건 정몽준이란 사람이 월드컵 축구심판을 전부 매수해서 한 것 아니냐’라고 하는데 내 능력이 그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와 같은 발언을 두고 현장 분위기를 띄우려는 일종의 농담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FIFA 부회장까지 역임했던 그이기에 자칫 국제적 논란거리가 될 만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논평에서 “정 후보가 울분과 자기 자랑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온 ‘실언’이라고 생각한다”며 “2002년 월드컵 4강은 정 후보가 많은 역할을 했지만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이룬 한국 축구사의 쾌거다. 이것이 이번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상처를 입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 후보의 명예뿐 아니라 국가의 위신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속히 수습해야 한다. 빨리 ‘실언’을 주워 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의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은 “지금 부정을 저질렀다고 실토하는 건가” “불법을 저질러도 안 걸리면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드러난 듯”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하고 있다. 반면 “농담과 진담 정도는 구분해야한다”며 정 후보를 옹호하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