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치게 하네요” 로벤 ‘치달골’에 축구팬 탄성

“나를 미치게 하네요” 로벤 ‘치달골’에 축구팬 탄성

기사승인 2014-06-14 14:44:55

네덜란드 아르엔 로벤(30·FC 바이에른 뮌헨)의 날이었다.

총알처럼 빠른 발로 무려 80m 이상 달려가 스페인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까지 속인 뒤 왼발 강슛으로 스페인의 골망을 갈랐다. 그의 골로 전광판에는 ‘네덜란드 5 : 스페인 1’이 새겨졌다.

14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스페인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로벤이 멋진 골을 선보이자 국내 축구팬들이 열광했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하루 종일 로벤의 활약상에 감탄하는 글이 넘쳤다.

무엇보다 로벤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축구팬들이 탄성을 질렀다.

네덜란드 진영 중간쯤에서 수비하던 로벤은 자신의 머리 위로 공이 날아가자 쏜살같이 치고 나갔다. 로벤 보다 몇 걸음 앞서 있던 스페인의 수비수가 먼저 달려갔지만 뒤따라온 로벤이 순식간에 공을 가로채 치고 나갔다. 이때가 후반 35분이었다.

로벤이 스페인의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로 달려오자 카시야스가 거리를 좁히며 달려 나왔다. 카시야스는 손까지 쓸 수 있는 골키퍼였지만 로벤의 순간이동과 같은 빠른 스피드와 절묘한 볼 콘트롤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카시야스는 수차례 바닥을 쓸고 넘어지는 등 로벤을 막으려 발버둥쳤다. 하지만 로벤은 카시야스를 농락하듯 공을 안전한 곳으로 몰고 가 완벽하게 왼발 슛을 날렸다. 그의 골로 네덜란드는 5대 1의 대승을 거두며 지난대회 결승전에서 겪은 패배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로벤의 원맨쇼에 카시야스는 멍하니 잔디밭에 앉아 고개를 저었다.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울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갖가지 수사를 보태며 로벤의 활약상에 찬사를 보냈다.

“티키타카 따위! 스피드에 탈탈 털리네” “이 맛에 축구 봅니다. 짜릿짜릿하네요” “로벤의 이 골은 두고두고 월드컵 역사에 남을 듯합니다. 더구나 상대가 스페인이라니. 카시야스라니” “나를 미치게 하네요. 로벤 치달골(치고 달리고 골). 후덜덜”

로벤의 노안을 빗댄 글도 많았다.


“네덜란드 너무 하네요. 늙은 선수가 저리 열심히 뛰는데 10대 1은 됐어야죠.”

“우리 아버지가 로벤 골 넣는 모습 보면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나이 들어도 축구선수 하나보네’라고 하셨어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로벤의 골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우리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네티즌들은 “굉장해” “믿을 수 없어” “월드클래스 골”이라는 댓글을 달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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