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범행현장에 반드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또 들어맞았다. 횡단보도에서 뺑소니를 친 용의자가 사고현장에 다시 나타났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이 사건은 SBS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 제보받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16일 방송된 ‘블랙박스로 본 세상 - 다시 돌아온 피의자’ 편은 지난 3월 25일 오전 4시쯤 부산시 동래구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건을 심도깊게 다뤘다.
영상을 공개한 제보자는 “새벽에 아내와 통화하던 중 갑자기 ‘퍽’하는 소리와 동시에 휴대전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며 “사고현장에 가보니 아내가 도로 위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억장이 무너졌다. 이 일을 겪지 못한 사람은 그 심정을 짐작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제보자의 아내는 보행자 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다 뺑소니를 당했다. 그런데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보니 수상한 남성이 포착됐다.
제보자는 “다른 사람들처럼 다가와서 보는 게 아니고 이 남성은 거리를 두고 기웃기웃거려서 의심스러웠다”며 “경찰차가 오는 것을 보고 자리를 피하는 게 딱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실제 뺑소니범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로 용의자를 검거했다”며 “차량을 다른 장소에 숨긴 후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가 출동한 경찰차를 보고 도주한 장면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의 아내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