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자본에 좌지우지되는 성형외과

중국 거대 자본에 좌지우지되는 성형외과

기사승인 2014-06-26 10:20:55
"제주도·중국 현지에도 확대 조짐…기술격차 사라지는 10~15년이 중요한 시기

#서울의 유명한 성형외과는 중국 브로커에 끌려다닌지 오래다. 중국 현지 여행사가 한국 성형관광을 상품으로 내세우고 관광객을 모객하면서 현지에서 성형 상담을 마치고 데리고 들어온다. 중국인이 원하는 수술이 아니라, 가격 단가에 맞춘 견적이 나온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단가가 높은 유방확대술, 양악수술 등을 많이 부추긴다고 한다. 수수료는 보통 50~70% 선에서 책정된다. 성형외과는 중국인을 받았을 때의 수익을 생각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끌려가는 형국이다.

“전체 비용 1억원을 지불하는 환자가 오면 그 중 10%인 1000만원을 받고 양악수술을 해주기도 합니다. 수수료가 보통 70% 전후인데 90%까지 되기도 하는 셈이지요. 하지만 대형 성형외과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파이는 제한된 상황인 만큼,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인을 받게 됩니다. 강남의 유력 성형외과는 중국인 브로커가 장악했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제주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에 대한 완화된 투자 유치 정책으로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동산을 대거 매입하고 유력 호텔까지 인수했다. 중국의 조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한 대기업은 대형 헬스케어타운 조성에 투자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성형외과도 세우는 과정에 있다. 한국 성형외과의사들을 고용해 500병상 규모의 성형외과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자본 투자와 맞물려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제주도 성형외과 설립이 줄을 잇는 과정이다.

“중국 대기업이 모객한 단체관광객이 제주도 관광 가격을 좌지우지합니다. 심지어 어느 호텔은 12만원으로 숙박료 단가를 확 낮춰 버렸지요. 그래도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평일에 내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고 중국에서 안보낸다고 하면 관광객이 끊기잖아요. 제주도에 성형외과가 대거 진출하는데 아마 서울 강남의 상황과 유사해질 겁니다.”

#중국 자본이 일부 투자해 중국 현지에 진출한 성형외과는 중국인이 직접 마케팅을 해주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다소 무리수를 두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 보내는 성형외과 상담과 같은 일이 현지에서도 고스란히 일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큰 꿈을 안고 중국에 나간 성형외과의사는 황당하다. 한국의 대형 성형외과를 피해 한국 의사의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좀 더 안정적이고 자율성을 가지면서 수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의 거대자본에 무기력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리병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월급을 좀 더 많이 받을지언정, 결국 자본이 의사를 지배하고 의사는 거기에 순응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이미 그렇게 됐고 성형외과가 대표적입니다. 앞으로 모든 의료가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니 의사들도 영리병원 찬반 주장할 때 계산을 잘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중국 자본이 한국 의료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성형외과에 이어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재력가는 우리나라 인구수 이상으로 많고, 중국 대기업의 위협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중국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이들은 '중국이 무섭다'고 말한다. 갈수록 우리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각종 정책을 바꿀 정도가 되고 있다는 것. 심지어 제주도 부동산에 투자하는 중국인이 다시는 한국인에 넘기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중국에 진출한 한 성형외과 원장은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하지만, 자본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수순이다. 성형외과 의사도 중국 자본에 고용되고, 또 금방 숙련된 현지 의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기술 격차가 없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향후 10년~15년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우리나라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s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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