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정치공세, 5공 청문회 때 노무현이 명패 집어던진 데서부터 시작됐다.”
새누리당 김진태(50) 의원이 2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동네 꼬마 부르듯 했다는 것인데, 일베저장소 회원들은 대체로 응원을 보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자고 주장하면서 이 같이 발언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해 우선 비공개로 도덕성을 검증한 뒤 2차에서 업무능력을 놓고 공개 검증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재 공직 후보자들의 가족들까지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도 그 가족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면서 “이 때문에 도덕성의 문제는 비공개로 치밀하고 신중하게 검증하자”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이어 “청문회는 꼭 TV로 중계해야만 청문회가 아니다. 청문하려는 사람들이 정치공세를 하는데, 이는 5공 청문회 때 노무현이 명패를 집어던진 데서부터 우리 청문회의 폐해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의 명패 투척 사건은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회 청문회장에서 증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사건은 폭도들에 대한 불가피한 자위권 행사로 발포된 사건”이라는 식으로 답변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정회가 선언됐다. 당시 노무현 의원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전 전 대통령이 정회 선언 직후 증인석에서 나와 몸을 돌린 자리에 명패를 던졌다.
함께 토론에 나섰던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48) 의원은 김진태 의원의 ‘노무현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기식 의원은 “아무리 그러셔도 전직 대통령을 그렇게 부르시면 안 됩니다”라며 “김진태 의원님이 막말, 막말하시는데 막말을 가장 많이 하시는 분이 누구십니까? (당신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진태 의원은 성이 난 듯 흥분된 어조로 “아니, 그냥 하실 말씀이나 하세요. 시간도 없는데”라며 “토론 상대자에게 대고 이런 비하발언을 하는 분들이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운영을 하겠습니까? 진행자가 제지시켜 달라. 여기서 막말 얘기가 왜 나오는 겁니까”라고 맞받았다.
김기식 의원은 김진태 의원이 제기한 ‘후보자 가족 무차별 검증 문제’를 두고 “가족들에 대한 검증은 자녀의 병역문제 등 도덕성 검증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공식후보자 가족과 관련된 음해문제나 네거티브 문제는 지난 지방선거과정에서 오히려 새누리당에서 근거 없이 박원순 시장의 가족들에 대해서 명예 훼손을 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됐고, 오히려 새누리당이 자성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저희보다 훨씬 나이 많은 원로 국가기관장에 대해서 ‘저게 저게 국정원장이야?’ 이런 모욕적인 언어를 쓰는데 어떻게 더 그대로 방치하겠느냐”며 청문회 비공개를 재차 주장했다.
인터넷에서는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놓고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해당 프로에서 김진태 의원이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는 코미디’라는 김기식 의원의 발언을 놓고 “자극적인 언어선택”이라면서 “신중했으면 한다”고 해놓고 자신 또한 전직 대통령을 가볍게 부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김진태, 전직 대통령 보고 ‘노무현이’라고? 그러고 상대편에 막말한다고 도리어 큰소리 치네. 국회의원 욕 먹이지 말고 내려와라.”
“저런 게 우리지역 국회의원이야. 아 진짜 노답(답이 없다)”
“김진태 너만 없으면 돼. 망발은 혼자 다하면서 무슨.”
반면 자칭 애국보수 네티즌들의 집합소인 일베저장소에서는 김진태 의원을 응원하는 의견이 많았다.
“김진태 믿는다.”
“무혀니 그 주접이 멋지다고 노빠 생기기 시작 했지 호구들.”
“대한민국을 깽판 국가로 만든 최고조X X~무혀니!”
앞서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출연에 앞서 야당 의원과 토론을 앞두고 격론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총리유임 놓고 야당의원과 토론. 아침부터 또 열나게 생겼네”라고 적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