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만 알면 되는데…” 세월호 유경근 대변인의 애끓는 호소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만 알면 되는데…” 세월호 유경근 대변인의 애끓는 호소

기사승인 2014-07-08 09:49:55

“(우리 아이들이) 왜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그 이유만 알면 되는데, 그걸 밝히는 게 너무 어렵고 고통스럽네요.”

세월호 유가족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삐걱대면서 제 역할을 못하자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이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유 대변인은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 결과 (차라리)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 이런 결론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체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다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라고 토로했다.

유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왜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그 이유만 알면 되는데 그걸 밝히는 게 너무 어렵고 고통스럽다”면서 “끊임없는 말장난, 뻔히 보이는 수작들”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어떤 결론을 내려놓고 진상규명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사고와 수습 과정 수 백 가지 요소 중 단 하나만이라도 상식적으로 되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죽어갔을까? 그런 의문이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도 했다.

유 대변인은 끝으로 “이 고통의 끝이 있을까?. 아니면 스스로 끝을 내야 하는 걸까요!”라면서 절박함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유 대변인은 지난 4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우선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의 ‘막말 보도’ 정정 요구를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방청석은 유가족의 자리였다. 우리가 들어가면 경위가 그 섹터로만 안내해준다”면서 “얼굴을 몰라서 ‘당신 누구야’ 했다는데 조원진 간사가 몇몇 임원진 외 유가족들과 만나본 적도 없으면서 그래서 아는 유가족도 거의 없으면서 얼굴을 몰라서 그랬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는 조원진 간사가 사과를 할 문제이지 정정보도를 요청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이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퇴를 거론하며 기관보고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비판했다.



그는 “이유가 무엇이든 국정조사를 볼모로 삼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다음주 예정된 청와대의 기관보고를 무산시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우리를 바보취급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지난 2일 해양경찰청 기관보고 당시) 유가족에게 삿대질이나 반말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또 “방청석에서 고함을 치는 분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기에 저는 방청석을 향해 ‘당신 뭡니까’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심재철 특위 위원장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심재철 위원장과 조원진 간사는 2일 파행 중(오후 5시쯤) 해경청장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로 따로 불러내 만난 이유와 대화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며 “적절한 해명과 사과가 없으면 여당과 피감기관이 짜고 치는 국정조사로 규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니터링단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유가족의 방청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유 대변인은 “(모니터링단이) 이완영 (새누리당) 위원이 조는 모습을 공개하고 나서 생각보다 파장이 컸다, 다음날 (모니터링단) 방청을 제한했다”면서 “그러더니 오늘은 모니터링단은 물론이고 변호인들도 방청허가 할 수 없다고 한다. 악마 같은 이준석 선장도 변호인과 재판을 받는데, 유가족의 공식적인 법적대리인인 변호인들의 방청을 제한한다”고 적었다.

유 대변인의 절절한 호소에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진실을 왜 가족들이 파헤쳐야만 하는지, 정부가 대체 뭘 하는 곳인지 답답하다”거나 “잔인한 정치인들, 국민을 두 번 세 번 죽인다” “검고 차가운 바다에 생떼 같은 아이들을 보내고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했던 부모들은 정부에게 언제나 귀찮고 짜증나는 존재인가. 이런 참사가 다시 생겨 또다시 희생자가 나와도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슬프다”라는 댓글이 수 백 개 이상 달렸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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