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천상의 화원' 수놓다...태백 함백산 금대봉으로 떠나는 야생화 탐방

여름꽃 '천상의 화원' 수놓다...태백 함백산 금대봉으로 떠나는 야생화 탐방

기사승인 2014-07-16 16:15:55
함백산 정상의 헬기장 아래에 위치한 주목나무 고사목을 배경으로 붉은색 동자꽃과 연분홍색 노루오줌이 활짝 피어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하늘나리를 비롯한 형형색색의 여름꽃이 ‘천상의 화원’을 수놓기 시작했다. ‘천상의 화원’은 함백산 일대와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에 이르는 1.2㎞ 길이의 불바래기 능선, 그리고 금대봉에서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에 이르는 4.9㎞ 구간이다. 태백시와 정선군 및 삼척시의 경계지역이자 함백산에서 금대봉까지 백두대간 능선이 지나는 ‘천상의 화원’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야생화들이 피고 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이다.

야생화 탐방은 태백시와 정선군 고한읍, 영월군 상동읍이 만나는 만항재에서 시작된다. 만항재(1330m)는 함백산 줄기가 태백산으로 뻗어 내려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이다.


만항재 아래에 위치한 ‘산상의 화원’은 소공원으로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잠시 둘러보기에 좋다. 낙엽송이 울창한 산책로에는 연분홍색 터리풀을 비롯해 범의 꼬리를 닮았다는 하얀색 범꼬리풀, 그리고 모가지가 기린처럼 길어서 기린초로 불리는 노란색 꽃이 서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산상의 화원’ 주차장에서 함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주변에도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등산로 초입의 양지바른 풀밭은 함백산 최대의 하늘나리 군락지이다. 붉은색이 정열적으로 보이는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하늘나리 군락지 주변에는 산제비란과 나도씨눈란 등 희귀식물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은 남쪽으로 태백산, 북쪽으로 금대봉과 매봉산, 서쪽으로 백운산, 두위봉, 장산 등 1400m 이상의 산으로 둘러싸여 산세가 웅장한 백두대간의 명산이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1.9㎞로 등산로와 찻길이 있지만 일반인은 찻길을 이용할 수 없다.


함백산 정상은 해발고도가 높은데다 바람이 거세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대신 풀밭에는 연분홍색 둥근이질풀과 기린초를 비롯해 보랏빛 꿀풀과 초롱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질풀은 이질과 설사에 효과가 있어 명명된 여름꽃으로 거센 바람을 피해 땅에 납작 엎드려 있다. 함백산 정상의 암봉에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바위채송화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 군락지로도 유명한 함백산에는 잘생긴 주목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헬기장 아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말라 비틀어져 단단한 가지는 제멋대로 뻗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해 함백산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이 주목나무 고사목 주변에도 야생화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빨간색 동자꽃과 연분홍 노루오줌이 주목나무 고사목과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하늘거리는 모습이 천상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정선 강원랜드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태백 방향으로 달리다 두문동재 터널에 진입하기 전 오른쪽으로 난 옛 38번 국도에 들어서면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면 정선군과 태백시 경계이자 백두대간 고개인 두문동재(1268m)가 나온다.

싸리재로도 불리는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가는 불바래기 능선은 ‘천상의 화원’에서도 가장 많은 야생화들이 피고 지는 군락지이다. 형형색색의 여름꽃들로 단장한 호젓한 숲길을 걷다 만나는 첫 번째 헬기장은 큰까치수염의 군락지. 강아지풀처럼 생긴 하얀색 큰까치수염 군락지에는 꽃송이 숫자만큼이나 많은 잠자리와 나비의 비행으로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이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1418m) 입구까지는 야생화와 함께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등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신갈나무는 옛날에 잎을 짚신 깔개로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떡갈나무는 잎이 넓어 떡을 싸는데 이용했고, 굴참나무는 껍질인 굴피로 굴피집을 지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길은 금대봉 입구에서 두 갈래로 나눠진다. 오른쪽 길은 백두대간 능선이고, 왼쪽 길은 우암산(1346m)과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1307m)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탐방로이다. 이곳에서 우암산 입구의 초소까지 0.9㎞ 구간은 한약재로 쓰이는 강활을 비롯해 노루오줌과 숙은노루오줌, 그리고 산꿩의다리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노루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연분홍색 꽃은 노루오줌, 하얀색 꽃은 숙은노루오줌이다.


금대봉에서 대덕산 일대 125만평은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보호지역으로 학이 먹었다는 짚신나물을 비롯해 요강나물, 딱지꽃, 마타리, 두산솜방망이 등 정겨운 이름의 야생화들이 피고지고를 거듭한다. 여름꽃이 가장 많이 피는 시기는 7월 말로 이 시기를 즈음해 ‘천상의 화원’은 일월비비추, 큰까수염, 둥근이질풀, 오리방풀 등 15종이 군락을 이룬 채 청초한 자태를 자랑한다.



















태백=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박강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