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찍은 사진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유출돼 나돌고 있다.
검경은 유씨의 시신에서 DNA와 지문을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좀처럼 믿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시신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인데다 시신의 키가 상당히 큰 점, 다리를 쭉 뻗고 있는 점, 시신이 있던 곳에 풀이 자라지 않은 점 등을 의심하고 있다.
유씨 시신 사진은 23일 오후부터 SNS에 나돌기 시작했다.
사진 속 시신은 하늘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있다. 가슴 부분은 부풀어 올라 있고 배 부분은 완전히 꺼져 있다. 사람 형체만 남이 있을 뿐 육안으로는 도저히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검경 발표대로라면 유씨는 지난 5월 25일까지 별장에 머물고 있었다. 그날 사망했다면 발견될 때까지 18일 정도 부패 과정을 겪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이윤성 교수는 그러나 부패 정도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15일이라도 가능하겠다고 본다”면서 “전반적인 소견이 구더기에 의한 훼손이 현저하다고 생각이 든다. 몸통 쪽에는 구더기가 엄청나게 많다. 다 구더기”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점퍼 속 상의가 위로 말려 올려간 듯 돼있고, 다리 부분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점 등 시신 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사람은 대개 숨질 때 고통으로 다리를 구부리는 데 시신의 다리가 쭉 뻗은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부러 시체를 옮기느라고 발을 잡아서 생긴 거 같다. 또는 그 자리에 사망했더라도 누군가 좀 손을 댄 거 같은 인상”이라고 분석했다.
시신이 놓여 있던 자리에 풀의 모습도 의혹을 더하고 있다. 18일 만에 풀이 완전히 없는 맨 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누군가 미리 시신 자리를 마련했거나, 시신이 오랫동안 있으면서 풀이 아예 자라지 않았을 가능성도 나왔다.
경찰은 사진이 수사기록 중 하나인 것으로 확인하고 최초 유출자를 추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진을 보니 더욱 더 의혹이 커진다” “더 이상 정부 발표를 믿기 어렵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