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위사령부 직파간첩 활동 혐의로 기소된 홍모(41)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6부(부장판사 김우수)는 5일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간첩·특수잠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홍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는 석방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홍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제시한 자료들로는 범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아 증거로서의 신빙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관에 의해 작성된 조서를 비롯해 검찰이 홍씨를 피의자로 불러들여 작성한 1∼8회 신문조서 등 직접증거들은 ‘증거 능력’이 없다고 결론을 냈다. 또 사실상의 피의자 신분으로 변호인 조력 등을 받지 못한 채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작성된 홍씨의 자필 진술서·반성문도 외부 압박 등에 의해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간접·정황 증거들도 증명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무죄”라고 밝혔다.

홍씨는 2012년 5월 북한 보위부 공작원으로 선발된 뒤 지난해 6월 상부의 지령에 따라 북한·중국의 접경지대에서 탈북 브로커를 유인·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자신의 신분을 탈북자로 가장하고 지난해 8월 국내에 잠입, 탈북자의 동향을 탐지한 혐의도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