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괴담의 진실이 밝혀졌다. 10년 전부터 이어진 괴담은 하이힐을 신고 다슬기를 줍던 여자가 홍천강에 빠져 죽은 뒤 이곳에서 익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2년 전 발생한 사고는 단순한 괴담이 아니었다.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홍천강에서 2년 전 시신으로 발견된 한 여성의 사망사건을 파헤쳤다. 의심을 지우지 못한 첫째 딸이 시신 부검을 요청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시신에서는 폐에 물이 차는 등 익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의 목에는 무언가에 짓눌린 듯한 손자국이 발견됐다. 법의학자들은 “익사와 목을 조른 흔적이 동시에 발견된 것에 물속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만이 가능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사망한 여성이 이용하던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복원했다. 그 안에는 사망하기 전 여성이 촬영한 46분 분량의 영상이 있었다. 영상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첫째 딸은 “엄마가 평소에 물을 몹시 무서워했기 때문에 스스로 강에 혼자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엄마가 죽기 6개월 전에 아빠와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었다”며 “당시 엄마는 ‘아빠가 일부러 죽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잉꼬부부로 사이가 좋았다는 부부는 각자 딸을 데리고 만난 재혼부부였다.
사망사고 후 여성의 친딸인 첫째는 “아빠가 엄마가 죽은 후에도 장례식장에서 대자로 뻗어 자는 등 태연했다”고 주장했지만, 남편의 친딸인 둘째는 “엄마가 죽은 후 (아빠가) 우울증에 걸렸다”며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당시 남편의 가게는 폐업 처분 위기에 놓여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의 사망과 관련해 6억원 상당의 보험에 가입된 상태였다. 여러 가지 정황상 용의자는 남편으로 지목됐고,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남편은 자신이 아내를 건져 올린 죄 밖에 없다며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