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줄어들지 않고 있는 항생제 과잉처방이 다시금 도마위로 올랐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Arjun Srinivasan 박사팀은 ICHE(Infection Control and Hospital Epidemiology) 10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의사들의 항생제 과잉처방 문제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치료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미국 비연방병원 505곳의 입원환자 기록 및 의약품 처방기록을 정밀분석, 항균요법 및 항생제 처방을 과다 또는 중복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검토했다.
그 결과 505개 병원 중 394곳(78%)에서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총 3만 2507건의 항생제 과잉처방 기록을 확인했고, 전문의가 환자에게 2일 이상 처방한 항생제 가운데는 항균성분 23개 이상을 병용해서 처방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세부적으로는 3개 이상의 항생제 처방 건수가 총 2만 2701건(70%)이였는데, 이 중에는 염증성 장질환에 쓰이는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과 페니실린 계열인 피페라실린(piperacillin)·베타락탐 분해효소의 일종인 타조박탐(tazobactam)을 중복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53%인 1만 7326여건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항생제 남용은 신체 내 항생제 내성을 키우고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고스란히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현재 항생제 내성강화 위협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가 1억 6300만달러, 한화로 약 1690억원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여기에는 부적절한 항생제 치료에 따른 불필요한 의료지출 비용 1200만 달러(한화 약 124억원)가 포함됐다.
이에 Srinivasan 박사는 미국내 모든 병원이 항생제의 남용을 줄이는데 힘쓴다면 낭비되고 있는 의료비용도 효과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생제의 과잉처방을 줄인다면 의료비용은 물론 내성 강화 등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도 보호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 의사들의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미국 하버드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Jeffrey Linder 교수팀이 JAMA Internal Medicine 10월 3일자를 통해 미국 의사들이 평균 60%의 항생제 처방률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8100여명을 대상으로 기관지염과 인후염에 처방되고 있는 항생제의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목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에리트로마이신 등을 습관적으로 처방하고 있었다.
Linder 교수는 ""전문의는 항생제 오남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박테리아 내성강화 등의 부작용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특히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슈퍼버그가 발생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처방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주사제 처방을 비롯한 항생제 처방률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의료기관의 약제급여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률이 각각 45%와 20%로 10년 전과 비교했을때 항생제는 28%, 주사제는 18% 줄었다. 특히 내과와 소아청소년과에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빈도가 30%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