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놓고 정부가 미국 측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담배시장 개방에 대한 한미 양해록에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 인터넷에서는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인가”라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4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담뱃값을 올릴 경우 이를 미국 측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1988년 담배시장을 개방한 뒤 96년에는 미국과 ‘담배 시장 개방에 관한 한·미 양해록’을 체결했습니다. 양해록에는 한국 정부가 담배 가격이나 담배 포장에 관한 규정 등 담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책 변화를 추진할 경우 이를 미국 정부에 알리고 협의하도록 하는 독소조항이 담겨 있고요.
이 조항이 포함된 건 동맹국인 미국이 당시 최대 담배 수출국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미국에 통보 시기는 ‘국민에게 알리기 20일 전 혹은 시행 20일 전 가운데 이른 날’로 규정돼 있고요.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정보 제공 차원의 일방적 통보이지 협의는 아니라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 담뱃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서 미국 측에서 이의를 제기할 만한 객관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협의도 원만히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는군요.
네티즌들은 발끈하고 있습니다.
“굴욕적이다” “한국 정부는 경제주권조차 없나” “이 나라는 정말 식민지구나” “담뱃값조차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면 경제민주화 창조경제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라면서 말이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