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코리아 소트니코바?’ 손연재 선수 실력으로 보여주세요

[친절한 쿡기자] ‘코리아 소트니코바?’ 손연재 선수 실력으로 보여주세요

기사승인 2014-09-25 15:01:55
사진=국민일보 DB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에게 ‘한국의 소트니코바’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손연재는 지난 23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2014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달을 땄습니다. 그런데 축하는커녕 비난 세례가 이어졌죠. 네티즌들은 심판 배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 사건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후프 결선에서 손연재는 17.966점을 받아 1위 야나 쿠드랍체바(18.816점), 2위 마르가리타 마문(18.450점)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경기 후 심판 배정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국인 2명(서혜정, 김지영)과 손연재의 전담코치인 옐레나 니표도바(40·러시아)가 심판진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니표도바는 2011년부터 손연재의 전담코치를 맡고 있습니다. 손연재는 그해 세계선수권에서 11위에 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올림픽 5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대한체조협회는 외국인 최초로 니표도바를 한국대표팀 명예코치로 임명했습니다. 당시 그는 “올 시즌 목표는 손연재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손연재와 함께 금메달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손연재 선수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닙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현역선수 코치가 심판으로 직접 나오는 일은 드뭅니다. 여기에 한국인 코치 2명까지 심판진에 포함돼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겁니다.

올해 초 비슷한 사건이 있었죠. 2014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팅 경기에서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지만, 실수를 한 소트니코바에 총점 5점이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습니다. 당시에도 편파판정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심판을 본 러시아인 알라 셰코프세바와 소티니코바가 포옹을 나누는 장면 등이 목격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사건에 빗대 “우리나라도 이제 소트니코바한테 할말이 없어졌다” “연아 점수 깎아 먹은 거 연재 점수로 보충했네” “불공정한 심판 배정이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반면 “마녀사냥이다” “손연재가 메달만 따면 꼴 보기 싫어하는 것 같다” “자국 선수를 이렇게 비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다” 등의 반응도 많습니다.

손연재 선수는 다음달 1일부터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과 팀 경기에 나섭니다. 논란을 불식시키는 방법은 단 한가지입니다. 멋진 경기 보여주길 바랍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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